SK하이닉스가 1년 만에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메모리 감산에 따른 가격상승과 재고를 비축하려는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SK하이닉스는 25일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3%다. 2023년 연간 실적은 매출 32조7657억원, 영업손실 7조73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와 모바일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 D램 판매에 힘입어 D램은 3분기 대비 비트그로스(출하량 증가률)가 한자릿수 초반 증가했으며, 평균판매가격(ASP)은 10% 후반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는 한자릿수 초반 정도로 감소했으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ASP가 40% 이상 급증했다.
D램과 낸드 가격이 모두 상승한 건 반도체 제조사들의 감산과 200단 이상 낸드 등 최신 공정 전환 영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을 예상한 고객사가 작년 4분기부터 구매를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며 “여기에 반도체 회사들이 선단공정 전환을 당기고 있어 자사 중저가 제품 판매를 위한 레거시(구형) 메모리 축적 경향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반도체 공급과 수요가 접점을 찾는 시점이 점점 가시권에 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보수적인 생산 기조를 유지한 결과 3분기부터 판매량이 생산량을 웃돌면서 하반기에는 재고 개선세가 분명하게 나타났다”며 “D램은 올해 상반기 중, 낸드는 하반기 중에 (재고가) 정상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