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술 연구개발(R&D) 관리 전담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원장 선임 절차가 지연되면서 리더십 공백 장기화 우려가 나온다. 에기평은 최근 2년간 경영평가에서 연이어 낙제점을 받아 쇄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에기평의 신임 원장 선임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에기평은 지난해 8월 권기영 전 원장이 사임한 이후로 새 수장을 맞지 못했지만 관리기관인 산업부와 에기평 모두 신임 원장 선임 일정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총선 이후 낙선 인사 자리 마련을 위해 공모가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 등이 제기된다.
에기평의 리더십 공백은 1년을 꼬박 채울 공산도 적지 않다.
에기평은 기타공공관리기관으로 원장 선임을 위해선 임원추천위원회가 꾸려져야 한다. 임추위가 3배수로 후보를 압축하면 산업부 장관이 최종 임명하는 틀이다.
임추위 구성과 서류, 면접 등을 고려하면 원장 선임에 최대 4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당장 2월에 선임 절차에 들어가도 하반기에나 임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이후 선임 절차를 시작하면 1년 만에 새 수장을 맞게 된다.
에기평은 국내 유일의 에너지 기술 R&D 관리 기관으로 태양광·풍력·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원자력, 화력, 수요관리 등 에너지 전 부문의 R&D를 기획 평가하는 기관이다.
지난 2021년, 2022년 기관 경영평가에서 연속 'D' 평가를 받은 상황에서 리더십 마저 부재해 내부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정관상 이사회의 선임 이사가 직무를 대행하지만 이마저도 비상근직이다. 현재 선임 본부장 중심으로 대응하지만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최근 일 년사이 인력 12명이 나갔지만 신규 채용과 조직재편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인사 적체, 조직간 정원 불균형 등 문제가 산적했다.
에기평 관계자는 “구성원의 사기가 떨어지고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리더십 마저 없어 각종 인사, 전략 수립 등이 모두 지연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허출원 성과 부진 등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직접적 이유를 해결하는데도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원장 선임 절차를 확정하지 못했다”면서 “최근 이사회를 열고 신규채용 계획을 확정했고 내부 근태 등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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