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한 자릿수대 성장을 전망했다. 2년 연속 3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간 것과 비교하면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상황을 반영해 눈높이를 낮춰잡았다. 수요 둔화에도 올해 설비투자(CAPEX)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지난해 4분기 실적설명회를 통해 “2024년 매출은 한 자릿수 중반대(Mid-single digit)의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은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8%, 영업이익은 78.2%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반적인 배터리 수요 약세 흐름에 2분기부터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올해부터 미국에서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하는 시점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혜택이 제공되는 점, 상반기 중 고객사 신차 라인업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점 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2분기부터는 점진적인 매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시설 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규모(약 10조9000억원)로 진행할 계획이다. GM 합작 2공장과 스텔란티스·혼다·현대차 합작공장 등 북미 지역 내 생산거점 확대를 위한 준비에 집중한다. 다만 필요에 따라 투자 속도는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실 부사장은 “투자 기조는 유지해 나가되 속도 조절이 필요한 프로젝트가 있으면 고객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조정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예상 수혜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인 45∼50기가와트시(GWh)로 예상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에 반영된 세액공제 규모는 6770억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기술 리더십 구축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사업 준비 등을 중점 추진한다. 하반기 오창 공장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 양산을 시작해 시장 우위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급망 직접 투자를 강화한다. 에너지밀도와 비용에 강점이 있는 건식전극을 개발하고 신규 스태킹 기술 기반 제품도 올해부터 양산에 적용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올해는 기술리더십 등 근본적 경쟁력 강화, 차별화된 고객가치 실현 등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 2.0 시대'를 시작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질적인 몰입을 바탕으로 단단한 사업구조와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