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차세대 2.5ℓ 하이브리드(HEV) 시스템을 2025년 선보일 현대차 팰리세이드 후속 모델에 처음 탑재한다. 중·대형차용으로 개발한 새 HEV 시스템은 배출가스 규제 압박을 받는 디젤 엔진 등 순수 내연기관 모델을 대체한다.
현대차는 연료 효율을 대폭 강화한 세타3 2.5ℓ 가솔린 터보 엔진 기반의 중·대형차용 차세대 HEV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탑재할 첫차로 2025년 초 데뷔를 앞둔 신형 팰리세이드(프로젝트명 LX3)를 확정, 올해부터 본격 테스트에 돌입한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4분기 양산을 위한 첫 프로토타입 모델(시제작차)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하반기 완성도를 높인 1·2차 프로토타입 모델을 추가 제작해 성능과 품질 시험을 거친 후 내년 1월 본격 양산과 판매를 시작한다. 신형 팰리세이드 생산을 맡는 울산공장의 연간 생산 목표는 10만대로 잡았다.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 흐름에 따라 신형 팰리세이드 파워트레인 라인업에서 디젤 모델을 제외하고, 가솔린과 HEV 모델로만 선보일 예정이다. 가솔린 모델은 미국 수출용에 람다3 3.5ℓ GDI 엔진, 내수용에 세타3 2.5ℓ 터보 엔진을 얹는다. 가솔린 모델의 변속기는 모두 8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디젤을 대체할 새 HEV 모델은 배기량 2.5ℓ 터보 가솔린 엔진과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다. 여기에 기존 현대차·기아의 1.6ℓ HEV 모델보다 더 커진 모터와 배터리를 탑재, 출력과 연비 효율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HEV 모델은 내수는 물론 전동화 모델 수요가 증가하는 미국 등 해외 판매도 추진한다.
현대차가 중·대형차용 차세대 HEV 시스템을 개발해 신차 탑재를 확대하는 것은 내연기관에서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전기차(BEV)와 함께 HEV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HEV 모델 판매량은 85만여대로 양사의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현재 판매 추세라면 올해는 양사의 연간 HEV 판매 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파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는 기존 1.6ℓ 터보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성능을 크게 강화한 차세대 HEV 시스템 탑재를 늘릴 계획이다.
차세대 HEV 시스템은 신형 팰리세이드를 기점으로 향후 선보일 현대차 스타리아, 기아 카니발 등으로 적용을 확대한다. 현대차·기아 중대형 승용차의 전동화 전환을 이끌 새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