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신용카드사가 제공하는 '카드론' 금리가 상승 추이를 보인다. 중저신용자의 카드론 이용이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들어간 것이 전반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월 공시 기준 전업 신용카드사(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는 14.61%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4.46% 대비 0.15%p 상승한 수치다.
8개사 중 카드론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카드로 15.54%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곳은 현대카드로 평균 13.57%, 신용점수 700점 이하인 경우에도 17.15%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8개사 현금서비스 금리는 17.87%로 전월 17.70% 대비 0.17% 올랐다. 개별사 평균금리는 롯데카드(18.60%)가 가장 높았고 우리카드(17.29%)가 가장 낮게 잡혔다.
'카드 돌려막기'를 의미하는 대환대출 잔액도 늘어고 있다. 전업 카드사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59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276억원) 대비 55.1% 증가한 규모다. 대환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더 나쁜 조건으로 대출을 갈아타고 있다는 신호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 조달금리는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카드사 대출 상품 금리는 오름세다. 통상 시장금리가 카드론 등 금리에 반영되는데는 3개월 가량 시차가 있고, 그에 비해 저신용자 대출 수요 상승도 더 빨리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PF 부실 사태 파장으로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저신용자 대출을 줄인 것 역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카드론 금리 인상은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개연성도 있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대출행테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카드론 연체율은 지난 2022년 1.62%에서 지난해 8월 기준 2.26%로 증가했는데, 이는 8년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연체율 관리 목적에서 현금서비스보다 상환 확률이 좀 더 높은 카드론을 당분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로 은행권 상품을 이용하기 어려워진 고객들이 카드론 등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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