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으로 익숙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하 온투업)은 한때 핀테크 혁신 아이콘으로 각광받았다. 온투업은 투자자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차입자에게 대출하고 원리금 수취권을 부여받는 형태다.
최근 온투업권은 부동산 경기둔화와 고금리로 인한 연체율 상승으로 어려운 상태에 직면해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업권 영업환경을 개선하고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 등 포용성 확대를 위해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용자 편의 개선이다. 금융상품 비교 추천 플랫폼에서 연계투자상품 비교 추천이 가능하도록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허용을 추진한다. 또 투자자가 설정한 세부 투자 조건에 따라 상품을 분산하는 예약거래를 허용한다. 투자자는 다양한 상품에 자동분산이 가능해져 리스크가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투자자 범위 및 투자한도 확대다. 현행 온투법에 따르면 금융기관 투자는 모집금액 40%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차입자에 대한 대출 또는 신용공여로 간주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개별 업권법에 저촉됐다. 이에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업권법의 규제부담을 해소하기로 했다. 따라서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의 실질적인 연계투자가 가능하게 된다. 개별투자자의 투자 한도도 사회기반 사업에 대해 기존 5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까지 확대된다. 투자자는 안정적인 투자수익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차입자는 공공 사업을 위한 원활한 자금조달이 이뤄질 수 있다.
셋째, 온투업 감독규정을 개정해규제를 합리화한다. 주식, 부동산 같은 자산 담보대출의 경우 현재 상품 공시기간이 24시간이다. 이를 개정해 신속한 대출이 가능하도록 공시기간을 축소하기로 했다. 또 온투업자가 대출 중개 및 주선을 할 경우 차입자로부터 수수료 수취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기업 등의 차입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P2P금융으로 시작한 글로벌 핀테크는 종합금융사로 발전하고 있다. P2P금융의 효시인 영국의 조파(ZOPA)를 비롯해 미국의 렌딩클럽(LendingClub), 소파이(Sofi)는 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했거나 인수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확대해 왔다. 이들의 성장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 시장 변화에 맞는 사업모델 확장과 신용 관리, 엄격한 규제 환경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로 집약된다.
국내는 이용자 보호 및 건전한 발전을 위해 2020년 8월 세계 최초로 관련 법률인 온투법을 제정했다. 온투업은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 사이의 틈새 시장을 기반으로 1.5금융의 역할이 기대됐다. 고금리를 중금리로 전환시켜 소비자의 후생을 증대하고, 소액 투자자에게 투자 선택의 폭도 넓혀줄 것이란 기대였다.
그러나 온투업은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됐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불안한 시선이 남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투업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기술력을 통한 신용평가 모형 정교화와 차별화된 상품 제공은 필수다. 특히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과 준수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지원과 관심이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
현재 등록된 온투업자는 2023년 9월말 기준 52개사다.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생존 기로에 놓여 있다. 이번 규제개선 방안에 대해 업권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후속책에 대한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개선안 중 관심이 집중됐던 기관투자자의 투자 허용 범위 및 확대 적용,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에 대한 평가 요건의 명확한 제시 등이다. 모쪼록 규제개선 방안이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져 온투업권의 성장을 통해 포용금융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송민택 공학박사 pascal@apthef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