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58년간 축적한 시험인증 노하우와 전문 시험 인프라를 활용해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과 위성 등 첨단산업의 개화(開花)를 앞당기고 있다.
KTL은 국내 최초 우주분야 전문 시험평가시설인 우주부품시험센터를 경남 진주시에 구축했다. 우리나라 우주기술과 제품이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도 정상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검증한다. 미국 항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에서 요구하는 국제적 수준의 품질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주환경 시험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도 확대하고 있다. 경남항공국가산단에 총 사업비 2178억원을 투입해 우주환경시험시설을 구축한다. 부품급(100㎏ 이하)에서 시스템급(여러 부품을 합친 형태, 500㎏ 이하)으로 시험 범위를 넓혀 우주기술 자립화 등 정책 실현에도 이바지할 계획이다.
초소형 위성 개발에도 직접 참여한다. KTL은 지난해 4월 초소형 위성인 진주샛1에 이어 경상남도, 진주시, 경상국립대와 함께 진주샛2 개발에 착수했다. 초소형 위성 개발 기술력 확보와 함께 경상국립대 대학원생을 개발 과정에 참여시켜 전문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KTL은 국내 민수분야 최대 규모인 35미터급(35×23×11m) 전자파 시험 인프라, 항공보안장비 시험평가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항공교통(AAM) 등 미래 모빌리티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시험시설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항공 분야 환경·전자파 시험, 소음평가, 내풍성시험, 소재부품 신뢰성 평가, 항공 적합성 검증, 항공 분야 정밀 측정 및 교정 등 연구개발과 성능검증에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산업 디지털 전환 적합성 인증 및 실증기반 구축 사업'에도 힘을 보탠다. 산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제품과 서비스의 성능·품질·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는 인프라를 2026년까지 충남 아산시에 구축할 계획이다.
센터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AI 제품 기술개발부터 실증, 신뢰성 검증까지 전주기 지원 체계를 지원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산업 지능화 촉진 등 정부 정책을 적극 뒷받침할 방침이다.
KTL은 국내 AI 인증 기준의 국제 영향력 향상을 위해 아시아인증기관협의회(ANF) 기관 간 AI 시험인증 상호인정에 대해 논의하는 등 국제협력 확대에도 주력하나. 앞으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연합(EU), 미국 등과 산업 AI 시험인증 상호인정 파트너십 확대할 계획이다.
또, 국내 AI 기업의 잠재적 수출애로 해소와 AI 융복합 제품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글로벌 AI 규제에 대응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AI 기술개발 단계부터 신뢰성 확보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AI 표준 가이드북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저탄소 경제 도약을 위한 기업지원과 탄소중립 기술 실증에도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KTL은 지난해 10월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제품 탄소발자국 공인검증기관으로 인정받으면서 환경정보 타당성 평가·검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규격(ISO/IEC 17029)에 부합하는 제품 탄소배출량 전과정평가, 산정, 검증 지원체계를 마련해 한국 기업들의 탄소중립 전환에 이바지하고 국제 환경 규제 대응력을 높이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5년까지 전남 광양시에 산업 공정부산물 재자원화 기술 실증지원센터를 마련한다. 재자원화 연구개발(R&D)부터 제품화, 시험인증까지 전주기 기술 지원체계를 확립해 재자원화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KTL은 지난 1966년 정부와 유네스코 합작으로 설립한 국내 유일의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이다. 이를 발판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55개국 160여개 해외시험인증기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미래 첨단산업의 수출 활성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옴니에어(OmniAir)와 자율협력주행 분야, 무선통신산업협회(CTIA)와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각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KTL 관계자는 “첨단산업 분야 협업 네트워크를 확대해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인증 획득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이라면서 “국제표준화기구(ISO), 아시아인증기관협의회(ANF) 등 국제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저탄소 제품 에코 디자인, 무선통신 등 첨단산업 분야 국제표준 제정에 한국 산업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