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29일부터 2월 1일까지(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리는 '아랍헬스 2024'(Arab Health 2024)에 방역로봇사업단(단장 오상록)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아랍헬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헬스케어 박람회 중 하나로, 2024년에는 180개 국가에서 345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혁신도전프로젝트 시범사업(2020.7-2024.6, 총연구비 181억 원)으로 지원받은 방역로봇사업단은 로봇-ICT 융합연구를 통해 현재 방역 의료 체계에서 발생하는 의료진의 부담과 위험을 줄임으로써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로봇 기반 비대면 신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세계적으로 K-방역시스템을 표준화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
KIST와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원장 여준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 등 12개 기관이 모여 2020년 출범했다.
방역로봇사업단은 아랍헬스 2024에서 생활치료 시설, 일상방역 현장 및 집중의료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5개의 공중보건 관리 및 감염병 예방 로봇 기술을 선보인다.
KIST 유범재 박사는 생활치료 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지능형 물품 이송 및 배달 로봇시스템'을 선보인다. 이 시스템은 사람을 대신해 생활치료센터의 격리된 환자들에게 식사와 생활용품들을 안전하게 배송하는 비대면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해 의료진과 보조인력의 감염 불안감과 업무량을 크게 낮출 수 있다.
KIRO 정구봉 박사는 일상방역에 적용할 수 있는 '다중 이용 시설 및 생활공간을 위한 지능형 자율 방역 로봇 시스템'을 선보인다.
개발된 방역로봇 시스템은 방역전문가들이 권고하는 물체의 표면을 소독제로 닦는 작업과 UVC 근접조사를 통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방역을 수행할 수 있으며, 병원의 방역 전담인력과 협력해 현재 전체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방역업무의 소요시간과 노동부하를 5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한편, '집중의료 현장' 분야에는 KIST 이종원 박사의 '원천적으로 안전한 신속 비대면 비강 자동 검체추출 로봇 시스템'과 KAIST 권인소 교수의 '지능형 확진자 동선추적·목록화 기술', 그리고 KIST 황동현 박사의 '격리중환자실 내 운용 치료장비 원격상태 모니터링 및 조작 시스템'을 전시한다.
팬데믹 기간, 우리는 감염병 확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의료진이 위험에 노출되어야 하는지 경험한 바 있다.
로봇이 자동으로 비강에서 검체를 채취해 밀봉하는' 원천적으로 안전한 신속 비대면 비강 자동 검체 추출 로봇 시스템'은 팬데믹 상황에서 의료진의 감염 부담을 줄이고, 집중 의료현장의 검체 수용 능력을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지능형 확진자 동선추적/목록화 기술'은 자체 개발한 멀티모달 지능형 CCTV와 다중 센서,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의 동선 추적 기술로 하루 평균 방문자 일만 명 이상인 병원 혹은 공공장소에서도 강력한 추적성능을 발휘한다.
공동 참여자인 분당서울대병원 이호영 교수에 따르면 팬데믹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연쇄적인 의료인력 공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현재 도입을 위한 최종 실증을 수행하고 있다.
'격리 중환자실 내 운용 치료장비 원격상태 모니터링 및 조작 시스템'은 의료진이 중환자실 외부공간에서 인공호흡기 등을 직관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작할 수 있는 기술로 최근 서울-강릉 간 원격통신에 성공했으며, 향후 스마트병원 Tele-ICU(원격 중환자실)의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상록 단장은 “아랍헬스 2024에서 방역로봇사업단의 성과를 세계에 선보이게 돼 자랑스럽다”며, “사업단에서 개발한 기술들은 이미 병원에서의 실증을 거쳐 유효성을 검증했기 때문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팬데믹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좋은 솔루션을 보유하게 된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개발한 기술들의 글로벌 표준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기술의 경우 세계적인 추세인 병원의 스마트화에 바로 응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아랍헬스에서 글로벌 파트너쉽을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