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투약 감지 센서 기술이 적용된 약물주입펌프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수술 후 진통제 과다 투약 등으로 발생하는 의료사고를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은 이동규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기계연구실 책임연구원팀이 약물주입펌프 초저속 유량과 튜브 내 공기방울 유무를 측정할 수 있는 맞춤형 센서 모듈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기술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주관 '2023년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에 선정됐으며, 약물 주입기 제조 회사 유니메딕스에서 대량생산 준비 중이다. 의료 현장에는 내년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약물주입펌프는 미리 설정된 주입 속도만 표시하고, 실시간 속도는 제공하지 않았다. 펌프 오작동에 따른 과다 투약으로 환자 쇼크사 등 의료사고가 빈번했다.
연구팀은 약물 초저속 유량을 정밀 측정하기 위해 마이크로히터(초소형 열원)와 다수 온도 센서를 이용한 열유량 센서를 개발했다.
약물이 튜브를 통해 흐를 때 열원 온도가 하강하고, 열원으로 약물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이용해 초저속 유량을 정밀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환자 안전을 고려해 변경된 미국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규정을 반영, 약물주입펌프 내 공기 방울 유무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약물 주입 튜브를 센서에 부착하면 비접촉식으로 약물 속도와 공기 방울을 측정할 수 있다.
이밖에 경제적인 문제도 해소했다. 기존 정밀유량 센서는 고가 반도체 공정으로 제작해 센서 일체를 일회용으로 사용해 경제적 부담이 컸다. 개발 센서는 재활용이 가능하며, 또 일회용 센서에 비해서도 75% 가격을 절감할 수 있다.
약물 투약 속도, 투약량 등 정보를 실시간 전송해 의료진 업무 효율성도 개선한다.
이동규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친환경, 경제적인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고 초저속 유량과 공기 방울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약물 주입 특화 맞춤형 기술”이라며 “약물 과다 투여로 환자가 사망하는 의료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국민 안전을 지키는 연구개발(R&D)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덕연구개발특구육성사업 '약물주입속도 모니터링 기반 차세대 정밀 안전 진통약물주입펌프 및 약물주입 통합관리 시스템 개발'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