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합작 구축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3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BYD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결정한 가운데 현대차와 BYD의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셀 합작사(JV) HLI그린파워는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구축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HLI그린파워는 현재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연산 10기가와트시(GWh) 규모 합작 공장을 구축했다.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규모로 4개 라인으로 구성됐다.
HLI그린파워는 현 공장 인근에 두 번째 공장을 세울 계획으로 파악됐다. 두 번째 공장은 20GWh 규모로 구축된다. 완공되면 HLI그린파워 배터리 생산능력은 총 30GWh로 늘어나게 된다.
신설 공장의 생산능력(CAPA)은 1공장보다 2배로 커지지만 라인수는 6~7개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당 효율성을 높여 설비 투자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관련 장비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LI그린파워 인도네시아 공장은 국내 완성차 1위 현대차와 배터리 1위 LG에너지솔루션의 첫 합작공장이다. 양사는 2021년 9월부터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설을 시작해 지난해 6월 완공하고 하반기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가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신규 양산이 시작되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JV가 있다”면서 “예정된 일정대로 준비해서 안정적으로 양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서 니켈·코발트·망간(NCM)에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배터리를 생산해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침체에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양산 일정을 미루지 않고, 증설도 추진하는 건 인도네시아를 중요 시장으로 여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세계 6위 완성차 시장이다. 여기에 니켈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전기차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로 꼽힌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이 잇단 진출하고 있는데, 2022년부터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에 이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도 최근 인도네시아에 13억달러를 투자하고 전기차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 움직임에 많은 완성차 업체가 신규 투자를 축소하고 있지만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 공장은 차질없이 일정대로 진행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합작공장 증설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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