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시도와 관련,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여러 쟁점을 정리하기로 했다.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대구은행을 포함 시중은행 전환을 시도하는 지방은행들이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은 31일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시 인가방식 및 절차'를 제 2차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보고했다.
가장 중요한 인가 방식은 '신규인가' 대신 은행법 제8조의 은행업인가 규정에 따른 '인가내용의 변경'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은 중요사항의 변경에 해당하는 만큼, 신규 인가에 준하여 법령상 모든 세부심사요건에 대해 심사하기로 했다.
특히, 종전 대비 은행의 영업범위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해 사업계획, 내부통제, 임원의 자격요건 등 경영 관련 세부심사요건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 은행 신규 인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현행 은행 법령상에는 은행 종류의 전환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고 전환 사례도 없었다.
일각에서는 지방은행이 자체 정관 변경을 통해 영업구역을 '특정지역'에서 '전국'으로변경시 전환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았으나, 사전 승인 절차없이 사후보고(정관 변경)만으로 허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이다.
현행 은행업 인가체계상 은행업 영위를 위해서는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모두 은행법 제8조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은 인가요건·절차가 대부분 동일하나, 일부 인가요건 및 영업구역·방식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최저자본금 요건이 시중은행 1000억원, 지방은행·인터넷은행 250억원으로 차이가 있고,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 한도 역시 각각 4%, 15%, 34%로 다르다 .
시중은행으로 전환시 본인가를 받기 전에 신청할 수 있는 '예비인가' 과정은 생략키로 했다. 예비인가는 본인가 가능성을 확인해 불필요한 투자를 방지하기 위함인데, 지방은행은 이미 일정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향후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 인가를 신청할 때 해당 절차로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추후 은행법 개정을 통해 은행업 종류의 전환 절차를 명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은행은 변경 인가 신청서 제출을 위한 실무작업을 마무리했으며, 내달 초 인가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접수할 예정이다. 본인가 심사 과정을 거쳐 빠르면 3월 중순 전후로 시중은행 전환 여부가 확정될것으로 예상된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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