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1·2위사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모두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두 회사 모두 중국 시장과 면세 매출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다. 향후 부진 만회를 위해 글로벌 시장 다변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6조8048억원의 매출과 48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잠정 집계헀다. 전년 대비 매출은 5.3%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3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635억원으로 36.7% 떨어졌다. 해외 매출은 2조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뷰티사업 부진으로 적자 폭을 더 키웠다는 평가다. 연간 매출은 2조8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줄고, 영업이익은 1465억원으로 52.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중국향 채널 매출 하락과 해외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생활용품(HDB) 사업도 수익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HDB 매출은 2조 1822억원, 영업이익은 1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34.0% 감소했다. 다만 식음료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8070억원, 21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1.4% 증가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난해는 경영 현황이 어려웠으나 리브랜딩과 M&A, 유통구조 재정비, 해외 구조조정 등 경쟁력 확대를 위한 체질 개선에 집중한 한해였다”며 “2024년에는 한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비중국 사업 확대 △온라인 사업 확대 등 '국내 사업 성장 추진' △중국 사업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실적 발표를 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1% 감소한 3조6739억원, 영업이익은 49.5% 감소한 108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사업은 면세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14.4% 줄어든 2조21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국내 영업이익은 34% 하락했다. 해외 사업은 중국 시장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5.5% 하락한 1조 391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채널 재조정과 마케팅 투자가 늘어 영업손실 43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두 회사 모두 면세를 포함해 중국 시장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았던 만큼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중국 시장에서 중저가 화장품 열풍이 불며 LG생활건강 '후'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영향이다.
양사 모두 시장 다변화를 통해 부진한 실적을 개선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여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시장 공략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14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코스알엑스를 인수한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지난해 일본에서는 현지화 기준으로 약 30%의 매출 증가했고 미주 지역에서도 전년 대비 58%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시장 다변화 전략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LG생활건강도 북미, 일본, 동남아 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뷰티앤퍼스널케어(BPC)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서 북미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LG생활건강은 소비자 직접 판매(D2C) 강화해 충성고객 확보에 집중한다. 지난 12일 4년 9개월만에 쿠팡과 직거래를 재개했다. 최근 카페24와 함께 '오휘', '숨', '글린트' 등 D2C 공식 쇼핑몰 구축하며 공식 쇼핑몰은 총 12개로 늘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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