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정밀화학분야 중소기업들은 가격은 중국에, 품질은 일본에 치이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고품질화, 원가절감이 모두 가능한 공정을 개발해 이들을 도와야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기업을 위한 우수한 기술을 구현했고 성과도 큰 만큼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박유인 화학공정연구본부 LCP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을 이끌어 다양한 정밀화학산업 분야에서 분리·정제 과정 소요 에너지를 20~40% 줄이는 공정 기술 개발 성과를 거둔 장본인이다.
그는 정밀화학산업의 중소기업 현실에 주목했다. 의약품, 화장품, 천연물 건강보조식품 등이 정밀화학산업에 속하는데, 중소기업 위주다. 국제 정세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박 책임은 본인의 역할을 찾아냈다. 원가를 절감하고 품질 역시 높이는 새로운 공정을 먼저 의약품, 화장품, 천연물 건강보조식품 영역에서 개발했다.
박 책임은 “정밀화학 분야 공정에서 전체 70%, 가장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는 부분인 분리·정제를 개선하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정 물질만 흡착하거나 거르는 '분리막'을 이용하는 방식을 썼다. 예컨대 의약품 분야에서 '유기용매 나노 분리막' 공정을 이뤄, 의약물질 고순도화에 쓰이는 기존 증류·증발 등 공정을 대체·보완했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한다. 박 책임은 “특히 의약분야에 쓴 분리막은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난항이 있었다”며 “또 공정은 단일 기술로 되는 것이 아닌만큼, 여러 요소를 합치는 최적화 과정의 어려움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기업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데다, 향후 예상되는 파급효과도 생각해 열심히 임했다고 한다. 박 책임은 “중소기업은 기업 오너 의지만 있다면 새로운 요소를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우리가 우수한 기술과 공정만 마련한다면 많은 기업이 찾을 수밖에 없고 큰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성과들은 이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의약), 엑티브온(화장품), 코씨드바이오팜(천연물 건강보조식품)의 분리막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졌다. 모두 20~40%의 막대한 소모 에너지 저감을 이룰 수 있었다.
박 책임은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개발 공정을 퍼뜨리는 일도 중요하고, 또 다른 정밀화학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일도 있다.
박 책임은 그동안의 노력에 보다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만든 기술은 우리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이고, 그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아는 사람만 아는 기술'로 그치지 않고, 보다 많은 기업에서 활용해 우리 나라 전반의 경제 발전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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