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 서울대 고승환 교수팀, 전력 없이 냉각·가열 가능한 에너지 소재 개발

고승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편경록 박사과정, 정성민 박사과정, 유명진 석·박통합과정, 송재만 경희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왼쪽부터)
고승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편경록 박사과정, 정성민 박사과정, 유명진 석·박통합과정, 송재만 경희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왼쪽부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홍유석)은 고승환 기계공학부 교수팀이 전력 소비 없이 단일 소재만으로 냉각과 가열이 모두 가능한 에너지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세계적으로 폭염과 한파가 잦아지면서 냉난방을 위한 에너지 대란, 찜통 차에 의한 어린이 안전사고 등 사회적 문제가 증가해 온도 제어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에너지 소모 없이 냉각 가능한 '수동복사냉각' 기술에 대한 국내·외 연구진의 노력이 이뤄진다.

수동복사냉각 기술은 물체로 들어오는 태양 빛은 반사하고 자발적으로 전자기복사를 방출하는 플랭크 법칙을 이용해 열을 우주로 방출한다. 물체의 태양광 반사율이나 적외선 방사율과 같은 고유한 광학 특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 없이 냉각이 가능하다.

[에듀플러스] 서울대 고승환 교수팀, 전력 없이 냉각·가열 가능한 에너지 소재 개발

하지만, 기존 수동복사냉각은 물체 고유한 특성을 이용하는 기술의 구현 원리상 냉각이 필요 없는 겨울철에도 냉각 효과를 보여 사계절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단일 소재 내에서 냉각과 가열이 동시에 원하는 온도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도달하는 온도 제어 기술 구현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고승환 교수팀은 탄성체 고분자 물질과 전기방사 시스템을 이용해 복사냉각과 가열이 모두 가능한 '마이크로-나노 스케일 섬유' 기반 필름을 제작했다. 섬유 기반 필름은 압력에 의해 섬유 구조가 변할 수 있어 광학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섬유 구조를 최적화해 '미 산란(Mie scattering)' 현상, 즉 태양광 반사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냉각 모드에서는 태양광을 93% 반사, 가열 모드일 때는 태양광을 약 10% 반사하며 자유자재로 광학 특성을 변화시켰다.

적외선 카메라로 측정한 동일 램프 하 압력에 따른 소재 온도 변화(상단), 개발된 소재의 설정 (하단 좌측)
적외선 카메라로 측정한 동일 램프 하 압력에 따른 소재 온도 변화(상단), 개발된 소재의 설정 (하단 좌측)

연구팀은 단순히 압력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여름철에는 냉각 효과를, 겨울철에는 가열 효과를 낼 수 있고, 냉각과 가열 정도까지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외부 기상 조건에 따라 온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구조를 제어해, 에어컨처럼 설정한 온도로 빠르게 도달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필름은 태양광을 모사한 램프 세기가 변화하더라도 자유로운 광학 특성 제어를 통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기존 복사냉각 및 가열 기술보다 안전하게 지속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승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일 소재로 연속적인 온도 변화를 확인한 세계 최초의 실험 사례로,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면서도 효과적인 냉난방 효과를 모두 볼 수 있는 기술”이라며 “기술이 상용화되면 제로 에너지 빌딩을 통한 탄소 중립,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모량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하정 기자 nse03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