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커머스와 콘텐츠 분야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했고, 클라우드·핀테크·서치플랫폼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네이버는 올해 재무적인 성과를 넘어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2조5370억원, 영업이익 4055억원,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8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7%,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5%, 4분기 조정 EBITDA는 전년 동기 대비 19.2% 상승했다.
네이버는 4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매출액·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매출은 9조6706억원, 영업이익은 1조4888억원이다. 연간 조정 EBITDA는 2조13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모든 사업 부문이 성장한 가운데 커머스, 콘텐츠 부문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지난해 사업 부문별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커머스(41.4%), 콘텐츠(37.4%), 핀테크(14.2%), 클라우드(11.0%), 서치플랫폼(0.6%) 순이다.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서치플랫폼(3조5891억원), 커머스(2조2546억원), 콘텐츠(1조7330억원), 핀테크(1조3448억원), 클라우드(447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서치플랫폼 성장이 정체된 사이 커머스와 콘텐츠 비중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 2022년 매출액 비중은 서치플랫폼(43.4%), 커머스(21.9%), 콘텐츠(15.4%), 핀테크(14.4%), 클라우드(4.9%)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서치플랫폼(37.1%) 커머스(26.3%), 콘텐츠(17.9%), 핀테크(14.0%), 클라우드(4.6%)로 커머스, 콘텐츠 부문의 비중이 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액 상승과 함께 비용절감 등에 주력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AI 기술 등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일 열린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금까지는 불필요한 비용 절감에 그쳤으나,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성과 체력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특히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브랜드스토어 상품을 추천하고 광고를 제안하는 '통합 데이터 커머스'를 올해 시작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브랜드스토어 중 핵심 브랜드는 통합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추천과 광고 셀렉까지 제공하는 통합 데이터 커머스를 올해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장기적으로 AI 기술을 고도화해 커머스, 서비스 부문 성장동력을 마련한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AI 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는 전체적으로 잘 정리돼 있고, 시기는 다르지만 사업별로 성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커머스는 상품 본연의 경쟁력과 개인화를 추진하면서 광고의 효율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시장을 노골적으로 노리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이 커머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최 대표는 “중국 커머스 거래액은 굉장히 이용자에게 주는 가치가 선명해 성장이 가파르다”면서도 “저희가 제공하는 상품 커버리지가 광범위해 네이버 쇼핑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중국의 커머스기업에 대해 “경쟁상대일뿐만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 “이들이 빠르게 침투하는 부분을 보면서 동향 등도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