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미세한 양으로도 세계 최고 폐플라스틱-수소 변환 효율을 내는 촉매를 개발, 폐플라스틱 재활용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이 이병훈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조교수(전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원), 김민호 경희대 교수팀과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은 새롭게 원자 분산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를 합성했다. 이 촉매와 빛을 이용해 수소를 발생시키는 반응에서 1g 촉매를 사용했을 때 1시간에 3.7ℓ 수소를 발생시키는 세계 최고 효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플라스틱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반응에도 이를 적용했다. 플라스틱을 수산화칼륨 용액에 녹인 뒤 촉매를 투입했다.
개발 촉매는 40시간 동안 98%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성능을 나타냈다. 기존 가장 성능이 우수하다고 보고된 촉매보다 10배 이상 높은 성능이다.
연구진이 합성한 촉매는 별도 전기나 열에너지 투입 없이 태양 빛만으로 상온에서 원자 분산 촉매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활용한 결과다.
연구진은 이산화티타늄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용 산화물을 지지체로 활용했다. 산화물 내부에는 산소가 빠져나가며 생긴 일종의 구멍(산소 결함)이 있다.
연구진은 산화물에 태양 빛을 조사해 내부 산소 결함을 표면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표면에 노출된 산소 결함을 금속의 결합 자리로 이용했다. 바둑판의 교차점에 바둑알을 놓듯, 금속 촉매들을 지지체의 표면에 균일하게 결합할 수 있었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병훈 조교수는 “태양에너지를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고성능 원자 분산 촉매를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법을 제시한 성과”라며 “이 합성법은 여러 종류의 금속 촉매와 산화물에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현택환 단장 “사용하는 지지체 및 금속 촉매의 종류에 따라 광촉매, 열촉매 등으로 다양하게 합성할 수 있어 화학산업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쉽고 빠르게 촉매를 합성할 수 있는 만큼 산업적 규모로의 확장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6일 새벽 1시(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 IF 41.2)'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