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설립 시 필수 서류인 정관은 기업 활동의 근간 규칙을 정리한 문서이다. 기업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항은 정관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 법인 내에서 헌법과 같은 의미로 활용된다. 그래서 법이 매번 개정되는 것처럼 정관도 기업 상황에 따라 주기적인 변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기업은 정관을 변경하지 않고, 설립 당시와 동일하게 유지해 문제가 된다.
설립 시 작성하는 표준정관에는 발행할 주식의 총수와 금액, 공고 방법, 발기인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본점 소재지, 기업 목적과 상호 등의 절대적 기재 사항에 국한되어 있다. 따라서 관련 상법이 변경될 경우, 임원이나 주주의 위험을 막아줄 수 없다.
경영권을 방어할 수 없는 정관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사업 분야에 관련된 내용과 임원보수, 퇴직금, 상여금, 유족 보상금, 배당 등의 규정에서는 기업의 상황에 부합하도록 변경해야 한다.
만일 정관에 기재된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면 기업을 정당하게 운영했더라도 부당행위로 간주당할 수 있고 적법하게 처리했음에도 소송을 당하거나, 횡령 및 배임으로 고발당할 수 있다. 또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해 막대한 세금과 추징금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정관에 재무관리 항목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임직원에게 스톡옵션 발행 시 비상장주식의 가치 평가 없이 액면가로 배당한 사실에 대해 증여세 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다. 또한 임원 퇴직금 규정도 정관에 기재하지 않으면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적용받아 과도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
제조기업인 V 사는 가족기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과거 부동산 매각 과정에서 양도세와 법인세 절감을 위해 임원 퇴직금 규정을 활용했다. 임원 퇴직금 규정은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진행되었고 양도차익의 50%에 달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법인세법 제25조 과다경비 등의 손금불산입'을 근거로 인건비 부인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임원 퇴직급여로 대표이사에게 월 보수액의 100배, 감사에게 50배를 지급한 것이 성공적인 부동산 매각공로를 인정해 특별상여금을 지급한 행위가 특수관계에 있는 특정 임원의 퇴직급여를 급격히 인상하기 위한 일시적 행위로 판단했다.
정관은 주기적으로 꼼꼼하게 분석해 현재의 기업 상황, 변화된 상법 및 세법, 경영의 방향성 등에 따라 검토하고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관에 존재하지 않는 기업 설립에 따른 형식적인 사항이 현재 기업 운영에 방해된다면 삭제해야 하고, 개정된 상법에 맞는 규정으로 바꿔줘야 한다.
아울러 정관은 경영권 방어와 지분확보 전략에 큰 영향이 있으므로 기업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 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기업의 사업영역과 방향, 재무회계와 관련된 경영의 전반적인 기업 활동을 고려해야 하고 임원보수, 퇴직금, 상여금, 배당, 유족보상 등 세부적인 항목을 정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상법, 세법, 노동법 등의 규정은 매번 바뀌기 때문에 정관 변경 시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기업 상황을 진단하고, 기업 조직과 활동 목적에 부합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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