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트렌드로 인공지능(AI), 지속가능성과 더불어 포용성(inclusivity)을 강조하고 있다.
포용성은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모든 개인에게 동등한 기회의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통서비스 역시 교육, 의료, 고용 등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에 대한 이동성과 접근성을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권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교통 인프라는 장애인, 고령자, 저소득 계층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능형교통체계(ITS)는 교통수단과 교통시설에 전자·제어 통신 등 첨단 교통기술과 교통정보를 활용하해 교통체계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교통의 포용성 측면에서 ITS의 기술 혁신은 필수적이다. 포용성과 관련된 ITS의 핵심 기술로는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이 있다. 이를 통해 경로계획, 교통운영관리, 실시간 정보제공 등 교통서비스를 최적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은 이동에 제약이 있는 사용자의 특수한 요구사항을 고려해 계단이나 가파른 경사를 피하는 경로 추천 등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ITS 인프라에 유니버셜 디자인 기술을 적용해 개인의 성별, 연령, 능력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교통 시설과 차량을 구축할 수 있다. 보행자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스마트 횡단보도, 시각 장애인을 위한 IoT 기반의 보행 안내 시스템, 탑승이 쉬운 저상 차량 등과 같은 기술이 이에 해당한다.
스마트 모빌리티도 포용성과 연관되는 ITS 기술이라 할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있다. 자율주행차량은 신체적 제약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운전할 수 없는 개인에게 이동성을 제공할 수 있고 대중교통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처음부터 포용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포용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사항이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ITS 기술 개발에 있어서 접근성과 포용성을 촉진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기존 교통 인프라와 기술 통합과 사용자 데이터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ITS 기술이 모든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설계 및 구현 단계에서 지역사회와 이해 관계자, 특히 교통 약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포용적 ITS 기술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은 물론 민관협력체계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최근 국가 및 지자체의 ITS 관련 예산이 줄어들어 관련 산업은 물론 기술 발전이 더디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교통은 인간의 기본 권리이므로 ITS 기술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미래의 포용적 ITS의 첨단 기술은 모든 사람에게 이동성과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교통 시스템을 구축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추상호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 shchoo@hongi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