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에너지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와 이에 따른 에너지 공급의 증가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원자력발전소, 화석연료 발전소 건설 등은 천문학적인 재정 투입과 환경문제 등으로 추진이 어렵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공급능력 또한 답보상태에 있다. 그러면 방법은 무엇인가? 첨단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상당히 현실성 있는 답이다.
최근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LED 가로등 밝기를 주변 환경변화에 따라 스스로 조절하는 디밍기술을 갖춘 스마트LED가로등(센서+디지털컨버터)이 시장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스마트LED가로등은 에너지 절감과 동시에 각종 데이터를 플랫폼에 전송한다. 즉 LED의 에너지 관련 정보와 함께 기간별(계절, 요일, 시간) 교통 통행량 등 재난안전 관련 정보를 플랫폼에 전송한다. 가령 서울의 플랫폼에서 부산의 특정지역에 가동 중인 스마트LED가로등 번호를 클릭하면 현재의 에너지절감율, 차량 통행수, 인구밀집도 등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기존의 가로등의 역할이 과거의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재래식가로등(형광등, 메탈, 나트륨) 및 LED가로등에서, 에너지효율화와 복합다기능의 산업융합 '스마트LED가로등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OECD국가 중 최고의 에너지 소비성향과 철강·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동시에, 모든 도로(국도, 지방도로, 간선도로)에 30m간격으로 설치돼 있는 가로등을 새로운 영역으로 활용하는 스마트LED가로등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한국형 에너지 효율화 전략'이 시급한 이유다.
스마트LED가로등을 적용해 에너지를 절감한 사례는 산업부 '반월시화 산단 스마트가로등 실증사업(2021년)에서 볼 수 있다. 해당 사업은 에너지 절감율 55%를 달성하였으며, 투자비 33억원은 매년 전기사용료가 약 7억원이 절감돼, 절감액(7억원×5년=35억원)이 투자비를 상회하는 2025년부터 전액 회수되고 이후부터는 순이익으로 전환된다. 해당 지자체는 에너지비용 절감과 동시에 탄소배출 저감을 통해 지자체 예산을 절감한 스마트 행정의 대표적 사례다.
서울시는 아시아 최초로 스마트LED가로등을 무교로에 설치(2014년)한 이후, 다수의 실증사업을 거쳐 강남4구에 스마트LED가로등을 설치(2023년)했고, 모든 가로등을 LED로 교체함과 동시에 스마트LED가로등을 확대(2025년)하기로 하였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시에 LED가로등에 원격제어기 9만대를 설치(2019년)하고 마디운시에 국내기술의 스마트LED가로등 2천대를 설치(2023년)하여 50%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기존LED가로등 2만대에 스마트센서제어기와 원격 플랫폼을 설치(2016년)하여 기존 가로등 대비 약 80%의 에너지 절감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텍셀섬(Texel)은 세계 최초로 지역의 3500개의 모든 재래식 가로등을 스마트LED가로등으로 교체(2016년)함과 동시에 스마트LED가로등에 100%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The Humble lamppost' 프로젝트는 유럽의 전체 가로등 9000만대 중 노후화 가로등 1000만대를 스마트LED가로등으로 교체하는 대표적인 공공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다. 연간 20억유로(약 3조원) 에너지를 절감하고, 스마트LED가로등이 스마트도시의 핵심 기반시설이 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설치돼 있는 400만개 재래식가로등과 기존 LED가로등 에너지 사용량을 합치면 3444GWh이다. 이를 '스마트LED가로등으로 교체하면 2066GWh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가로등 전체 사용량의 40% 수준이며, 고리 2호기 원자력발전소(2000GWh) 또는 호남 1호기 석탄발전소(1740GWh) 또는 하동 1호기 석탄발전소(4000GWh)의 가동을 중단해도 되는 용량이다.
투자비는 향후 10년간 약 1조4000억원이 예상되나 매년 전기사용료가 2800억원이 절감돼, 5년 이후 절감액(2800억원×5년=1조4000억원)이 투자비를 상회하는 2030년에 전액 회수되고 이후부터는 순이익으로 전환된다. 정부의 투자가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흑자로 전환된다는 장점이 있다.
산업부에서는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한전, 한국가스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서 LED·전동기·변압기부터 시작(2018년)해, 고효율가전·에너지리빌딩·냉장고문달기 등 28개 사업으로 확대(2022년)하고 있다. 하지만 그 파급효과는 미미하다. 왜냐하면 에너지 소비량의 95%를 차지하는 산업용, 일반용, 주택용, 농사용 등은 민간영역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화를 당장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화가 우선 가능한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약 400만개 기존 재래식가로등과 LED가로등을 스마트LED가로등으로 전면 교체하면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스마트도시관련 ICT산업의 발전에 직간접으로 기여가 가능하다
중앙부처가 참여해 에너지 절감율이 매우 높은 산업단지(산업부, 총괄부처), 공항(국토부), 항만(해수부), 강과 하천(환경부, 농림부)부터 교체를 시작하자. 그리고 점차적으로 국도, 지방도로, 일반도로 등으로 확대해나가자. 현재 진행 중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스마트LED가로등을 다부처 협력과제(에너지 효율화+도시 안전+탄소배출 감축+ ICT중소기업 육성 등)로 다루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필요 재원은 스마트LED가로등 분야에 제2의 ESCO사업을 실시하거나, 현재 시행 중인 지역에너지신산업지원사업의 추진방식을 공공에너지절감부분을 중점으로 새롭게 설계하는 방식으로 가능할 것이다.
심학봉 한국산업기술융합원 고문 shbs2641@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