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지난해 업황 악화 속에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면세점·가구 등 자회사 부진으로 외형이 줄었지만 본업인 백화점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해 수익성을 지켜냈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63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3571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4.8% 감소한 3025억원이다.
지난해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가 지속된 가운데 선방했다는 평가다. 본업인 백화점은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통해 외형을 키웠고 자회사는 내실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본업인 백화점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2조5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업계 최초로 거래액 3조원을 돌파한 강남점을 비롯해 주력 점포 호실적이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2.4% 감소한 4399억원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 여파로 관리비·판촉비가 동반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면세점과 가구는 외형이 줄어든 대신 수익성을 개선했다. 신세계디에프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1조9165억원으로 전년 대비 44.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66억원으로 16배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까사 또한 지난해 매출이 12.3% 감소한 2351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손실은 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억원 이상 적자 폭을 줄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은 1조3543억원으로 12.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7.8% 감소한 487억원을 기록했다.
센트럴시티는 지난해 매출이 8.0% 늘어난 3498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25.2% 증가한 7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8월에 편입된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매출 2839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에 이어 공간 혁신과 차별화된 콘텐츠에 집중한다. 1위 점포 강남점은 식품관과 남성 명품 매장 확장 리뉴얼을 앞두고 있다.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 '신백선물관', 백화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활성화를 통해 온·오프라인 시너지에 역량을 모은다.
사업 구조 안정화를 이룬 자회사는 핵심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는다. 신세계디에프는 인천국제공항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하는 한편 개별 여행객 공략에 집중한다. 신세계까사는 수면시장을 타깃으로 한 마테라소, 대표 상품 '캄포' 시리즈를 앞세워 흑자 전환에 도전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해 사업구조·재고 효율화, e커머스 투자 등 재도약 기반을 마련한 만큼 본격적인 실적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쉽지 않은 내수 영업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 역대 최대 매출과 더불어 연결 회사들의 내실 있는 경영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백화점 오프라인 콘텐츠 혁신과 자회사 핵심 경쟁력을 높여 올해 더욱 호전된 실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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