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정기인사가 사상 처음 2월까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주쯤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고가 길어지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주주총회 이전에는 인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내주 또는 늦어도 2월 마지막주에는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통상 매년 11~12월 단행되던 CJ그룹 인사가 올해는 해를 넘긴데 이어 처음으로 2월까지도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 계열사 성과별로 신상필벌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 회장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13일부터 CJ제일제당 등 계열사들의 실적 발표가 있는 만큼, 실적발표 이후에서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전인 이달 하순 쯤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인사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주총 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2월 하순에는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안정'보다는 '쇄신'을 택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CJ제일제당·CJ ENM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함에 따라 문책성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올 정기 인사에서 세대교체와 인적쇄신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점도 CJ그룹이 쇄신 인사를 선택할 것이라는데 힘을 더한다.
CJ그룹은 연초 탁월한 성과 달성 시 파격적인 보상을 하고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반드시 책임을 지는 문화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신상필벌'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 장소로 택해 직원들을 격려한 CJ올리브영의 경우 이선정 대표의 임기가 연장되고, 파격적인 승진·발탁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이 CJ올리브영에 이어 CJ대한통운도 방문해 성과를 치하한 만큼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의 연임도 점쳐진다.
이외에도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허민회 CJ CGV 대표,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 등 거취는 그룹의 중장기 비전에 대한 이해와 추진력을 두루 살펴보면서 이 회장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승진이나 역할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경후 실장은 2021년도 인사를 통해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이선호 실장은 2023년도 인사를 통해 CJ제일제당 경영리더에서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승진했다. CJ 계열사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올해 오너가 4세의 역할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