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 의사 단체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달 15일 전국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여는 등 집단행동을 본격화한다. 대한전공의협의희는 같은 날 오후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내년 입시에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시작으로 2035년까지 의사 인력 1만명을 확충할 계획이다. 지역별 의료 격차 심화를 해소하고, 비인기 분야에 의사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의사 단체는 정부 정책은 과학적 분석과 체계적 계획이 부족하며, 의료 교육 및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것이라 반발했다. 인구 감소를 감안하면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내세운다.
하지만 응급의학과, 소아과 등 비인기 과에는 당장 의사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서울 시내 소아과라 하더라도 2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지방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큰 도시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반면에 인기 과로 분류되는 피부과, 성형외과는 넘쳐나는 게 현실이다. 아무런 변화 없이 현 상황을 유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면허 취소' 카드까지 꺼내 들 준비를 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등 당분간 진통이 지속될 전망이다.
의사 단체 설득은 정부의 급선무다. 이들의 집단행동이 국민 피해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정당성과 함께 명확한 논리를 내세워야 한다. 인구 감소세에도 의사를 늘려야 하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다. 의료 정원 확대가 의료 교육과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심어줘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후속 조치 마련이다. 정부는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비수도권 의대 정원 확대 비중을 수도권보다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이 졸업 후 수도권으로 몰리면 정원을 늘리는 의미는 퇴색한다. 늘어난 인원이 인기 학과로만 집중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의대 정원만 늘리는 것은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지방에 근무하는 의사에게는 수도권보다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비인기 필수의료 분야는 의료 수가 등 보상을 늘려야 한다. 이는 의사 단체도 주장하는 부분이다.
정당성과 논리, 그리고 명확한 후속 추진계획이 맞물린다면 지금 갈등도 해결을 앞당길 수 있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실행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