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태양광 발전 신규 설비 설치량이 2GW대로 추락했다. 2020년을 기점으로 태양광 발전 설치량이 급락 추세를 보이면서 2030년 신재생 보급 목표치 달성 가능성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1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태양광 발전 설치량은 2.9GW 안팎이다.
직전 연도인 2022년 신규 설치량 3.3GW 대비 400㎿가량 하락했다. 연간 설치 실적으로는 2018년(2.3GW) 이후 5년만에 2GW대로 떨어졌다.
태양광 발전 신규 설치량은 지난 2020년을 정점으로 매년 하락 추세다.
그 해 4.7GW를 기록한 뒤 이듬해 3.9GW, 2022년엔 3GW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태양광 제품 가격이 역대급 저점을 지나는 가운데 설치량이 하락하는 것은 국내 전력 계통 포화에 따른 인허가 물량 축소, 용지 확보 어려움, 태양광 지원 정책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 따르면 신규 태양광 발전 인허가 설비용량은 2019년 4GW에 육박했다가 2020년 1GW로 급락했다. 2021년엔 330㎿까지 떨어졌다.
최근엔 태양광을 비롯한 신규 발전원의 인허가가 아예 나지 않고 있다. 전기위원회는 신규 신청 건에 대해선 2030년 계통 접속을 전제로 조건부 허가를 내주고 있다.
향후 수년간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기존 인허가받은 태양광 발전 설비가 준공되면 장기간 신규 설치가 중단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온 태양광 발전 보급이 부진하면서 국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 또한 요원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발전량)를 기존 30.2%에서 21.6%로 하향 조정했다. 2022년 기준 비중은 9.2%, 올해는 10%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7년간 10%P 증가는 불가능에 가깝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정부가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또다시 낮출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부담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제11차 전력수요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산업부가 신재생에너지 비중 조정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실적으로 비중을 낮춰야 2030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신규 원전 계획 수립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미 하향 조정한 목표치를 또다시 낮추기엔 부담이 너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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