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이 수소를 고밀도로 저장해 수소에너지 사용 효율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UNIST는 오현철 화학과 교수팀이 보통 대기압에서 수소를 고밀도로 저장할 수 있는 '나노다공성 수소화붕소마그네슘' 소재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 수소저장 방식을 고밀도 흡착기술로 개선해 '대용량 수소저장'이 가능한 소재다.
수소는 분자 간 상호작용이 약해 실제 사용에 필요한 대용량 저장이 어렵다. 이를 해결하려면 같은 부피에 압력을 700기압까지 높이거나 온도를 -253도까지 낮춰야 한다. 에너지 사용 효율을 비롯한 경제성이 떨어지는 이유다.
'나노다공성 수소화붕소마그네슘'은 수소를 함유한 고체 수소화붕소와 금속 양이온 마그네슘으로 만든 복합 수소화물이다. 5개 수소 분자를 입체적 정렬 형태로 포함하고 있어 수소를 고밀도로 저장할 수 있다.
오 교수팀은 소재 기공의 부피당 144g/L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기체 수소 분자를 액체 상태로 저장하는 방식(밀도 70.8g/L)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수소 분자가 단단한 고체 상태(밀도 86g/L)보다 높은 밀도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성자 산란법, 극저온 부피측정법, DFT계산 등 다양한 분석기법을 사용해 많은 양의 수소가 기공 안에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 정확한 분자 위치 등도 밝혔다.
오 교수는 “개발 소재는 현재 용적 기준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많은 양의 수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수소에너지 사용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화학(Nature Chemistry) 2월 6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