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컴퓨팅은 일반적인 화면에 제한되지 않고 물리적 주변 환경과 실제 세계, 신체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기술 중 하나다. 시몬 그린우드가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2023년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디지털로 이뤄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와 아날로그 현실 세계로 상호 공간을 확장·연결하는 컴퓨팅 기술을 아우른다. 확장현실(X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가상현실(VR) 등 기술적 요소와 특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애플이 눈 앞에 착용하는 몰입형 기기 '비전프로'를 선보이며 적용한 인터페이스에 대한 정의로 공간 컴퓨팅을 전면에 내세우며 새롭게 주목받았다.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연 '맥',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개척한 '아이폰'에 이어 비전프로가 공간 컴퓨팅 시대를 이끌어 간다는 구상이다. 이용자는 수많은 카메라와 센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비전프로를 통해 기기 밖 물리적 공간을 인식하며 디지털 콘텐츠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비전프로 등장으로 공간 컴퓨팅 시장이 열리면서 관련 콘텐츠와 앱 개발 수요가 커졌다. 기존 AR·VR 전문 기업은 물론 '언리얼엔진'의 에픽게임즈와 유니티 등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업무 패러다임을 바꾸고 일상을 혁신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컴퓨팅 전용 게임·콘텐츠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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