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경신 금융주...'배당' '저PBR' 발판으로 위기설에도 고공행진

금융지주
금융지주

금융지주 주가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고공행진이다. 더블배당과 저(低)PBR을 발판으로 삼아 '위기설'에도 주식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13일 장중 한 때 장중 한 때 7만11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넘었다. 2018년 1월 기록한 종전 최고가인 6만9200원을 훌쩍 넘었다. KB금융지주에 앞서 하나금융지주은 설 연휴를 앞둔 8일 5만73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다. 지난해 연중 최저점에 비해 51% 오른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1일 장중 1만4490원, 신한지주는 이달 2일 장중 4만5450원까지 올라 각각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우리금융지주 종전 최고가는 1만6350원,신한지주 최고가는 6만4784원이다.

키움증권은 이날 신한지주 목표주가를 기존 4만7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손예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 지난해 4분기 연결순이익은 5497억원으로 대규모 비용 발생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이라면서 “현재 PBR은 수익성 대비 낮으며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금융지주 주가가 연초부터 최고가 근처에서 횡보하는 것은 배당과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에 따른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배당절차 개선하며 대부분 금융지주가 2023년 결산 배당기준일을 2월 말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주주들은 2월~4월 사이 지난해 결산 배당과 올해 1분기 배당을 약 한 달에 걸쳐 모두 받을 수 있는 일명 '더블 배당'이 가능하다. 4대 금융지주는 모두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모두 손 꼽히는 저PBR 종목이라는 것도 이들이 최근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가 '코리아 밸류업'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1배 미만 PBR 종목 중 상당 수는 최근 한달 새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월부터 이달 7일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탑10 안에 KB금융(5위), 하나금융지주(8위)가 꼽혔다.

다만, 1분기 이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미국발 상업용부동산 위축이 촉발한 NYCB 주가 폭락 사태가 현재 진행형인데다 대다수 은행들이 연관된 국내 부동산 PF 부실 정리가 곧 시작되는 것이 드러난 변수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총 18조5000억원이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미국·캐나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신한지주 익스포저는 약 2조4000억원이며, 현재 부실 자산(NPA)은 약 2080억원이라고 밝혔다.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부실 뇌관은 살아있는 셈이다.

또 4대 금융지주 부동산 금융 관련 익스포저는 33조9290억원에 달한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8조993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는데 이는 2022년보다 71.4% 늘어난 수치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부실에 대비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연일 내며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린 것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