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 10월 가동한다. 2022년 10월 첫 삽을 뜬 지 불과 2년 만이다.
글로벌 경쟁사가 수요 위축을 우려해 전기차 생산량을 조정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전기차는 이르면 올해부터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13일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은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고 있기 때문에 (공장 건설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며 “10월부터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신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1대당 7500달러 수준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북미에서 생산된 특정 조건의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22년 10월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전기차 전용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에 착수했다. 이 또한 IRA 시행으로 당초 계획을 앞당긴 것이다. 현대차는착공 1년 만에 기초 작업의 99% 이상을 완료하는 등 속도를 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보조금 혜택 제외에도 불구하고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미국에서 테슬라에 이어 두 번째 전기차 판매 업체로 올라섰다. 전기차 리스 판매를 활용해 보조금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9만4340대 전기차를 판매했다. 2022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62.6% 급증하며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의 약 55%를 차지했지만, 현대차·기아의 지속적 시장점유율 상승과는 반대로 하락세다. 현대차·기아 시장 점유율은 8%까지 올랐다.
현대차 전기차 신공장이 10월 가동 예정인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현지에 건립 중인 합작 공장의 배터리 생산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당분간 다른 미국 공장에서 배터리를 조달할 계획이다.
HMGMA는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으며 50만대까지 증설할 수 있다. 생산 차종에는 현대차 최초 3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7을 포함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 6개 차종이 포함됐다. 아이오닉 7은 올해 공개 이후 내년 본격 생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무뇨스 사장은 “아직 전기차를 판매하지 않는 소수 딜러에게 전기차 베팅을 서두르라고 말하고 있다”며 “4분기까지 테슬라가 개발한 북미충전표준(NACS) 호환성도 완벽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