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3월부터 국가를 대신해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에 대한 유해발굴을 추진한다.
경기도는 올해 유해발굴을 위해 총 사업비 9억원 예산을 예비비로 긴급 편성했으며, 다음달부터 약 1년5개월간 발굴, 조사, 감식, 봉안 등 절차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발굴 대상지역은 안산시 선감동 산37-1번지 총면적 2400㎡의 묘역으로,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 약 114기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한다.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2022년 10월 선감학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아동인권침해'로 결론 내리고, 선감학원 운영 주체인 경기도와 위법적 부랑아 정책을 시행한 국가를 대상으로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 희생자 유해발굴 등을 권고한 바 있다.
과거사위는 당시 김동연 경기지사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선감학원의 핵심적인 주체인 국가가 유해발굴을 비롯한 진실규명을 주도하고 경기도는 협조하는 역할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주관 유해발굴 사업 예산이 지난해 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경기도가 유해발굴을 직접 추진한다.
선감학원 사건은 국가정책에 따라 일제강점기인 1942년부터 1982년까지 부랑아 교화라는 명분 아래 4700여명 소년들에게 강제노역, 구타, 가혹행위, 암매장 등 인권을 유린한 사건이다.
마순흥 도 인권담당관은 “40년 이상 장기간 묘역 방치로 인한 유해멸실 우려 등 신속한 발굴이 절실하다”며 “이번 발굴을 통해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올해 선감학원 사건 피해지원 대책으로 피해자지원금과 의료지원을 포함해 선감학원 옛터 보존·활용 연구, 추모비 설치, 추모문화제 지원, 희생자 유해발굴 등에 예비비 포함 총 22억5000만원 예산을 편성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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