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가성비 'PB'상품 잘 팔려...지난해 11.8% 늘어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인해 지난해 자체상표(PB) 상품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PB 상품 성장률.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Q)를 통해 오프라인 소매점 약 6500곳의 2022년 4분기~2023년 3분기 1년간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한 뒤 자체 브랜드로 내놓으면서 마케팅·유통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 가격을 낮춘 상품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롯데 온리프라이스, GS25 유어스 등이 대표적이다.

분석에서 최근 1년간 국내 PB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재 시장 성장률(1.9%)보다 약 6배 높은 수치다.

대한상의는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상품을 찾으면서 관련 시장 매출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PB 시장 성장세는 식품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비식품 PB 시장 성장률은 7.4%였지만 식품은 12.4%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 대비 PB 비중이 가장 큰 오프라인 업태는 대형마트로 8.7%였다. 이어 기업형 슈퍼마켓 5.3%, 편의점 4.1% 순이었다. 연간 PB 매출 증가율은 편의점이 19.3%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대형마트 10.3%, 기업형 슈퍼마켓 5.7%였다.

유통사의 가정간편식 PB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모두 즉석국·탕·찌개 PB 상품 매출이 일반 제조사 브랜드 매출을 추월했다. 편의점의 즉석국 PB 매출 비중은 82.2%에 달했고, 대형마트와 슈퍼마켓도 각각 69.1%, 51.9%로 높았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럽의 경우 경제 저성장기에 실속소비 패턴이 정착하면서 자체 브랜드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도 최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