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을 추진하는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과 관련해 “통상 당국 관점에서 안팎의 우려 사항을 정리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플랫폼법으로 인한)통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파트너와 공식, 비공식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본부장은 “국내 규제가 통상 문제가 되고 이에 따라 우리의 통상 정책 역량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WTO 분쟁 회부 건수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통상, 경제 정책의 불합리성을 문제 삼은 건수는 세계 10위권 정도인 데 반해 우리가 피소를 당한 건수는 중국에 이어 2위”라면서 “정책 결정에 정치적 이슈 등 타당한 이유가 반영되겠지만 통상 정책적 관점도 충분히 고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언론에 보도됐듯이 플랫폼법이 대표적”이라면서 “분명 필요하니까 새로운 규제를 검토했겠지만 통상 마찰 또한 최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규제, 통상 문제를) 국가적으로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숙제”라며 “경제 안보 시대에는 통상에 걸리지 않는 게 없다. 다른 부처와 협력하지 않으면 제대로 업무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과의 통상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 통상정책 기조가 올해 말, 내년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계속 검토하고 있고 가동할 수 있는 정보망을 총동원하고 있다”면서 “3월경 미국 워싱턴 출장에서 더 많은 토론을 통해 상황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역시 우리나라와의 공급망뿐 아니라 기존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데 관심이 높다”면서 “우리나라는 미국 정책과의 부합도를 높여나가는 가운데 나름의 레버리지를 잘 활용해서 중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려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전일 맺어진 쿠바와의 수교를 두고는 “이번 수교를 통해 정치적 문제는 해결이 됐다. 국제사회의 대 쿠바 제재 상황을 봐가면서 통상 당국이 작년부터 추진한 무역투자 원활화 협정을 검토해볼 수 있다“면서 “쿠바가 국제사회 일원의 위치를 확보했을 때 경제 관계를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세계가 정형화된 무역 협정을 맺기 보다 변형된 형태의 무역협정을 추진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협상하는 데 필요한 통상 전략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갖춰나갈지 등을 새로운 당면과제로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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