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0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우리나라 에듀테크 수준은 선도국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은 최근 '초개인화 학습의 혁명이 시작된다: 에듀테크'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으로 교육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면서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향후 6년간 연평균 15% 성장률을 보여 이르면 2030년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에듀테크 산업이 긍정적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 한국의 에듀테크 산업 성장세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7조3000억원이였으며 2025년에는 약 1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세와 시장 규모가 작은 이유는 한국의 에듀테크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율이 늦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에듀테크 산업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은 1996년부터 에듀테크법을 제정한 후 에듀테크 기술을 공교육에 빠르게 도입했다. 미국 에듀테크 분야 중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는 K-12(초·중·고)의 점유율은 46%로 시장 가치는 2018년 기준 17억1000만 달러(2조2801억원)로 평가된다. 미국의 뒤를 이어 영국과 중국, 인도 등이 에듀테크 선도국으로 불린다.
한국과 에듀테크 선도국의 산업 수준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시장 성장성과 생태계, 투자·인수합병(M&A) 부문에서 크게 뒤처졌다. 기술력은 중간 수준으로 다른 수치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 성장성을 위한 정부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해외 네트워크를 확충시켜 활발한 투자 활동도 이어져야 한다.
삼일PwC 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단기 불안 요인 등으로 관련 투자가 감소세지만,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져 투자 규모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공교육보다 사교육 시장 위주로 발전했으며 소수 대형 사업자 위주로 매출이 집중된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시장 성장, 생태계 확장,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에듀테크 업계에서도 선도국과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에듀테크 업계 관계자는 “해외 같은 경우 솔루션 구매 등에 대한 결정권이 주로 교사들에게 있어 (한국과 비교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변화에 맞게 필요한 제품들이 잘 발달하고 소비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우리나라는 정부가 (솔루션 구매를) 결정하거나 직접 플랫폼을 개발하려는 성향이 있어 성장이 더딘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교육 관련 빅데이터를 사용하는 데도 민간에서는 제한이 많다”며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hc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