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달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HEV)' 양산을 시작한다. 올해 연간 생산 목표는 7만대다.
현대차는 내달 중순 미국 핵심 생산 거점인 앨라배마 공장(HMMA)에서 5세대 싼타페 하이브리드 북미형 모델을 생산, 현지 판매에 돌입한다.
앞서 현대차는 올초부터 신형 싼타페 가솔린 모델을 현지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올해 앨라배마 공장의 신형 싼타페 전체 생산 목표는 14만~15만대다. 하이브리드 비중은 7만대로 잡았다.
당초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북미형의 연간 생산 목표를 3만5000대로 계획했다. 하지만 최근 전동화 모델 수요가 가파르게 늘자 기존 목표의 두 배인 7만대까지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싼타페의 전체 판매량(13만1574대)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8월 신형 싼타페 북미형 생산을 앞두고 앨라배마 공장 설비 교체와 증설 작업에 2억9000만 달러(약 39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억9000만 달러(약 2550억원)는 싼타페 생산 라인 조정과 현대화 작업, 나머지 1억 달러(약 1350억원)는 기존에 생산 중인 투싼과 싼타크루즈 생산 확대에 투입했다.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하이브리드 모델 목표를 높여 잡은 것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 판매 확대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싼타페는 사실상 미국이 주력 시장이다.
지난해 싼타페는 국내에서 4만9562대, 미국에서 13만1574대가 판매됐다. 미국에서 팔린 현대차 가운데 투싼(20만9624대), 아반떼(13만4149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판매량이다.
신형 싼타페는 개발 단계부터 미국 시장 특성을 철저히 연구해 양산차에 반영했다. 지난해 3분기 국내에서 먼저 공개한 신형 싼타페는 2018년 이후 5세대 완전 변경 모델로,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아웃도어에 최적화한 레저형 차량(RV)으로 거듭났다. 오프로드용 차량처럼 강인함을 강조한 각진 차체 디자인에 캠핑과 레저 등을 고려한 공간 활용성으로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신형 싼타페는 올해 현대차 미국 실적 견인차를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165만대를 판매하며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포드에 이어 현지 4위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에도 신형 싼타페, EV9과 같은 고부가가치 모델을 투입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