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가 총선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힘을 모으면서 세력화에 관심이 커졌다. 다만 합당 이후 파열음이 크게 나오면서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로 남았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일~16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개혁신당은 6.3%를 기록했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0.2%와 39.1%로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는 가운데 녹색정의당 2.3%, 진보당은 1.1%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통합 정당으로 출범했다. 힘을 모으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한 셈이다. 다만 한 자릿수 지지율은 다소 아쉬운 성적이라는 평가다. 4개 정치 세력이 힘을 합쳤는데도 컨벤션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출범한지 약 2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파열음이 나온다. 화학적 결합 없이 각 세력 지도부 주도 통합이 이뤄지다 보니 생기는 부작용이다.
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대표적이다. 이날 개혁신당 최고위는 총선 정책 결정권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선거 지휘권 등을 두고 이낙연 공동대표 측이 공개 반발해 퇴장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퇴장한 뒤 취재진과 만나 “어떤 업무를 맡긴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게 없다. 나라가 어수선하니 전두환이 국보위 만들어 위임해달라고 하면서 국회를 해산한 것이랑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만 개혁신당 측은 이 공동대표와 김 최고위원을 제외한 다른 지도부는 해당 안건에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인물론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민주당 탈당 이후 새로운미래 사무위원장을 맡았다가 개혁신당에 합류한 박시정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이 적발된 적이 있는 인물이다. 설주완 변호사도 2011년 뺑소니 사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었던 미래대연합에서 대변인을 맡은 뒤 그대로 개혁신당에 통합됐다.
최근에는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에 대한 논란도 거세다. 배 전 부대표가 지하철 시위를 주도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의 아내로도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개혁신당은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계산이지만 인재 영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취재진에 “개혁신당의 정체성 노선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정강·정책에 반하거나 해당 행위 인사 등에 대한 입당 심사를 실시할 당원자격삼시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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