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영주, '하위 20% 통보'에 탈당… “文 시절 장관 지낸 것이 영향 미쳐”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감산 규정 적용 대상인 의원 평가 하위 20%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천 파열음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하위 20% 평가를 공개적으로 밝힌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결국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했다. 김 부의장은 이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문재인 정부 출신 인물 찍어내기로 규정했다.

김 부의장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민주당을 떠나려고 한다. 민주당이 의정활동 하위 20%를 통보했다.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4선 의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21대 국회 후반기에는 민주당 몫 부의장에 당선됐다.

김 부의장은 이날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직접 하위 20%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역 평가 하위 20%는 공천에서 감산 규정을 받는다.

김 부의장은 “어떤 근거로 하위에 평가가 됐는지 정량평가·정성평가 점수를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하위 20% 통보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는 가장 적나라하고 상징적인 사례”라며 “민주당이 잘되기를 바라지만 이재명을 지키지는 않겠다”고 했다.

'탈당'을 선택한 김 부의장은 앞으로의 거취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3지대로 향하거나 국민의힘행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파열음이 더욱 크게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부의장에 대한 하위 평가 이유로 문재인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4선 의원이었다는 점을 거론하는 모양새다. 특히 현재 야권에서는 김 부의장 지역구에 민주당과 함께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민주연합) 진영을 꾸리기로 한 새진보연합 소속 용혜인 의원의 출마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김 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문재인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부분이 (하위 20%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평가 점수를) 보고 합당하다고,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 점수가 비슷하다고 하면 납득하겠다. 점수를 공개하면 (살펴) 보겠다”면서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60명 중 하위 20%에 들었다는 건데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이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현역 평가 문항에 대한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부의장은 “적합도 조사 설문에서 김영주를 지지하느냐고 묻지 않고 '4선 의원 김영주'라고 표기했더라. 4선을 넣은 것부터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