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물질 독성 '인공장기'로 정확히 평가…표준연, 실용화 앞당길 오가노이드 배양법 최초 개발

표준연 연구진이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나노물질 독성평가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표준연 연구진이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나노물질 독성평가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이호성)이 나노물질의 인체 독성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 배양법을 최초 개발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만든 장기 유사체다. 인체 모사도가 높아 동물실험을 대체할 차세대 독성평가 수단으로 주목받지만 배양법 한계로 표준화가 어렵다.

기존 오가노이드 배양법은 3차원 구조 형성을 위해 세포외 기질에 세포를 내장시켜 돔 형태로 굳힌 뒤 배양액을 첨가해 배양하는 식이다.

이 방식은 형성된 세포외기질 돔 중간과 가장자리 두께가 달라 산소 공급 불균형이 생긴다. 오가노이드가 균일하게 자라지 않고 돔 안에서 비누방울처럼 뭉져 분할이 힘들다. 특히 나노물질이 돔 안으로 통과하지 못해 오가노이드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최대 1000여개 용기에 세포를 분할 후 동시에 나노물질 반응을 테스트하는 '고속대량 스크리닝 기법'이 쓰여 균일 제조·분할이 필수다.

표준연이 개발한 간 오가노이드 부유 배양법
표준연이 개발한 간 오가노이드 부유 배양법

개발한 배양법은 배양액 자체에 세포외기질을 섞어 오가노이드를 부유 배양한다. 오가노이드를 비교적 균일한 크기로 만들어낼 수 있고 동일 개수로 분할하기도 용이해 실용화에 적합하다.

또 고형화된 세포외기질 돔이 없어 나노물질이 오가노이드까지 쉽게 도달한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2차원 세포모델과 동일한 수준의 나노물질 투과도를 갖췄다. 오가노이드 내 나노물질의 침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배양법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백아름 선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나노물질 및 나노의약품 안전성 표준 평가절차를 확립해 국내 나노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나노물질·의약품의 신속하고 정확한 안전성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식품·의약품·화장품·에너지·반도체 등 다양한 전략 기술 분야에서 안전한 나노물질 사용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태걸 나노안전성기술지원센터장은 “식약처와 미 FDA에서 동물대체시험법 필요성이 날로 커지는 시점에 병원과 융합협력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정확한 오가노이드 기반 나노물질 안전성 평가기술을 개발하게 돼 뜻깊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