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통한 평화'라는 말이 있다. 평화란 힘으로 보장해야만 지켜진다는 의미다. 자국 우선주의 확산과 민족주의에서 촉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방력'과 직결되는 '방산 기술' 중요성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불확실한 세계 경제 속에서도 한국 방산업계는 지난해 약 18조6000억원 수익을 거두며 세계 10대 방산 수출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늘어난 수출만큼 관련 기술 유출 우려도 커졌다. 최근까지 잠수함부터 항공기까지 여러 방산 부문에서 기술 사고가 이어졌다.
이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국내에서 방산안보 부문에 헌신해온 인물이 있다. 국방 기술 역량을 높이겠다는 장경준 이노티움 부사장(명지대 융합보안안보학과 교수)을 만나 국내 방산 보안 업계 현황과 시장 흐름을 들어봤다.
장 부사장은 방산 기밀 유출 방지를 위해 'C레벨 보안의식 제고' '클라우드 전환' 등이 이뤄져야한다고 진단했다. 군 정보 수사기관에서 지난 35년간 재직한 장 부사장은 “방산업체 정보통신보안관부터 방산업체 보안사고 조사담당 등을 맡으며 느낀점은 C레벨 보안 의식 제고가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수백개 기업을 다니면서 대표조차 보안에 대한 인식이 미비한 사례를 수없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대표들도 보안교육 이후 보안을 지키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태도가 바뀌는 모습을 직접 봤다”며 “법정 의무 교육이 아니다보니 관심이 적고, 현재 보안체계 구축결정권자인 임원진이 보안교육을 받지 않는 상황인데 이를 의무화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편성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지원책이 있어야만 관련 기술 유출 등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부사장은 방산 부문 클라우드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현 정부에서 국방 물리적 망 분리 재검토 지시가 있었다”며 “이는 최근 첨단 기술 발전 흐름을 봤을 때 매우 시기적절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방산 관련 기관에서 발주한 '방산통합클라우드 구축방안' 연구용역 과정에서도 국내 방산관련 기업이나 국과연(ADD) 등 군 연구기관이 이구동성으로 연구개발에 물리적 망 분리 환경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장 부사장은 “미국에서도 보안등급을 갖춘 클라우드에서는 방산자료를 취급하는 만큼, 한국도 보안 기반 방산 클라우드 전환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이를 실증하기 위해 뜻있는 기관, 기업과 '방산클라우드 실증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 지원과 보안관련 기관의 보안규정 개정을 위해서도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그는 끝으로 PC(단말) 에이전트 통합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장 교수는 “방산업체 사이버 보안감사관 당시 경험과 현재 보안컨설팅 등의 활동을 하며 느낀 점은 단말(PC)에 에이전트가 너무 많아 속도저하, 솔루션 간의 충돌문제 등 관리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방산업체의 경우 망 분리 시기가 5년이상 경과해 서버(솔루션) 교체시기가 도래한 현 시점에서 보안솔루션의 기능이 하나로 통합된 제품으로의 교체도 필요할 것”이라며 “관리 인력과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단일 보안시스템'으로 보안체계를 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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