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 심야영업을 강제한 이마트24를 가맹본부 중 첫 제재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가맹점의 영업시간을 구속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편의점업계의 대표 가맹본부인 이마트24)의 △심야시간 영업 강제 △단순 명의변경 시 가맹금 전액 수취 △판촉행사 집행내역 미통보 행위에 대해 과징금 1억4500만원을 부과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마트24는 코로나19 위기로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연속 3개월간 심야 영업시간대에 영업손실이 발생한 2개 가맹점이 각각 2020년 9월과 11월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서울 소재 편의점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고 인근 홍익대학교의 온라인 수업 실시 등으로 고객 수가 감소함에 따라 2020년 9월 1일 영업시간 단축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당 편의점은 2022년 5월 폐점했다. 충남 서천군 소재 편의점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관광객이 감소하고 인근 공단 미가동의 이유로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 속에서 2020년 11월 11일 단축 요구했지만 허용되지 않았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2조의3(부당한 영업시간 구속 금지)에 따르면 가맹점주가 직전 3개월 동안 심야 영업시간대에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가맹본부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할 수 있다. 이 요구가 법에서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맹본부가 허용하지 않는 행위는 그 자체로 위법이다.
류수정 공정위 가맹거래조사팀장은 “서천 소재 편의점의 경우 이마트24의 해당 권역 담당자가 가맹점주의 영업시간 단축 요구가 타당하다는 내부 문서를 상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면서 “2021년 6월 이마트24에 대한 공정위의 현장조사가 진행된 이후에야 해당 2개 점포에 대해 영업시간 단축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마트24의 '심야시간 영업 강제' 외에도 '단순 명의변경 시 가맹금 수취행위' '판촉행사 집행내역 미통보 행위'를 적발했다. 각각 제12조 제1항 제3호(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2조의6(광고ㆍ판촉행사 관련 집행내역 통보 등)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류 팀장는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가맹본부가 심야시간대 영업적자를 보는 편의점에 대해 24시간 영업을 강요하는 행위는 법 위반이라는 점을 확인한 첫 번째 사례”라면서 “향후 다수 가맹점주의 권익이 보호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