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카오와 네이버 본사 인력이 2020년 이후 처음 줄어들었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언택트 열풍으로 정보기술(IT) 인력을 대거 수혈하던 분위기에서 보수적인 채용 기조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을 비롯한 규제 리스크와 글로벌 플랫폼의 안방 침공 등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토종 플랫폼 전반의 활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 본사 인력은 3880명으로 2022년 4분기(3901명) 대비 21명 감소했다.
카카오 본사 인원은 2019년 4분기 2300명에서 2022년 4분기 3901명까지 증가했고, 지난해 1분기에는 3931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인원이 확대되지 못하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를 포함한 인력은 지난해 4분기 1만7117명으로 SM엔터테인먼트(1594명) 편입 인원을 제외하면 전년보다 956명 줄었다.
카카오는 인력을 지속 확대해 왔다. 계열사까지 포함한 카카오 인력은 2019년 8601명에서 2022년 12월31일 1만6479명까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력 성장세는 지난해 신규 채용 감소, 계열사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꺾였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재작년부터 보수적으로 신규 채용을 한다는 기조가 있었고 작년 초에는 아예 채용공고를 닫었다”면서 “상시 채용이 줄어든 것이 인력 규모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본사 인력이 지난해 처음으로 줄었다. 네이버 인원은 2019년 3492명(4분기 기준)에서 2020년 4076명, 2021년 4678명, 2022년 493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말 기준 4318명으로 감소했다. 클로바, 파파고, 웨일 사업부서 인력을 네이버클라우드로 이관한 것이 결정적이지만 신규 인력 채용도 예전보다 줄었다는 관측이다.
'네카오' 외에 다양한 플랫폼 및 게임 업종 전반에서 인력 채용은 경직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과거 토스 등 유니콘 기업에서 인력을 많이 끌어오면서 개발자 몸값이 올랐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이동이 없다”면서 “게임, 스타트업, 유니콘 등의 채용도 이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올해도 플랫폼 업계 채용은 미온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경기 침체에다 중국 커머스 기업의 공습, 플랫폼법까지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등 신규 투자가 중요하지만 명확한 사업 방향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플랫폼 기업이) 새롭게 사업을 확장해야 신규 채용을 할 수 있는데 정부 규제 기조에다 성장 분야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고 있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