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인공태양 핵융합의 최대 난제인 플라즈마 붕괴를 극복하기 위한 인공지능(AI) 자율제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인공태양인 한국형핵융합연구로(KSTAR) 및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서 목표로 하는 300초 이상 고성능 플라즈마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열쇠가 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재민 중앙대 교수와 에그먼 콜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AI를 이용해 인공태양의 불안정성을 회피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공태양은 태양에너지의 원천인 핵융합 반응을 지구상에서 구현해 에너지를 얻는 차세대 친환경에너지 기술이다. 태양의 중력 대신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수소 플라즈마를 핵융합로에 가두고 고온·고압 환경에서 지속적인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고온·고압의 플라즈마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의 찢어짐 불안정성은 인공태양 꺼짐을 야기하는 플라즈마 붕괴를 일으키게 된다. 이는 핵융합 반응을 위해 높은 플라즈마 압력이 요구되는 ITER과 같은 미래 인공태양 운영의 난제로 여겨진다.
연구팀은 핵융합로 내부 센서들을 이용해 플라즈마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예측 시스템에 강화학습 AI를 도입해 다양한 플라즈마 상태에서 높은 압력의 플라즈마를 붕괴시키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학습시켰다.
이 기술은 미국 최대 핵융합 장치 DIII-D에 적용됐으며, AI가 적용된 인공태양이 스스로 찢어짐 불안정성을 피해가며 높은 성능의 플라즈마를 유지함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특히 찢어짐 불안정성 및 붕괴가 쉽게 발생하는 ITER 기준조건에서도 AI가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는 기존 제어 방식으로는 달성하지 못했던 성과다.
서재민 교수는 “첨단 물리연구 중 하나인 핵융합에서 성과를 보인 만큼 앞으로 AI가 다양한 현대물리 연구들에 폭넓게 응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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