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회 연속 기준 금리를 동결하며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국제유가, 높은 생활물가 등 국내외 전반에 물가 상승을 유발할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상승률을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행 연3.5%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2021년 8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P) 인상하다가 지난 2월 1년 만에 동결한 뒤 현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는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가유가 변동, 가계부채 추이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정했으며, 이는 금통위원 전원이 의견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국내외 거시 경제전망에 대해 '글로벌 고물가 ·고금리 국면이 점차 완화되는 한 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동불안과 미국 대선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경제가 IT경기 회복을 기반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점에 주목했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물가 상승 등으로 미 연준의 긴축완화 기대가 지난해 11월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를 보이고 있고, 경기부양책 등을 고려할때 4%대 중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유로 지역은 부진을 지속하고 있으나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 개선될 가능성을 보인다.
국내경제는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모멘텀이 완화된 반면 수출이 생각보다 양호함에 따라 완만한 개선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 근원인플레이션률은 2.5%로 각각 낮아졌으며, 올해 중 경상수지는 520억달러로 당초 전망인 49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내수부진과 미국 경기 회복이 서로 상쇄되면서 지난 11월 전망치와 같은 2.1%로 전망됐다.
이창용 총재는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해 물가 상승률을 2% 수준으로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긴축기조 지속할 지 여부는 불확실성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며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