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민간 영역에서도 달 착륙 성공 사례가 나왔다.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 열렸음을 재확인한 일대 사건이다.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가 우리 시간으로 23일 오전 8시 38분 달 남극에 안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디세우스는 지난 15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위치한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그리고 22일 달 표면에서 92㎞ 떨어진 달 궤도에 진입했다.
착륙 과정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 착륙에 사용하려던 레이저 장비 작동 이상으로 2시간 가량 지연됐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의 라이다 장비를 대신 사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예정했던 착륙지인 '말라퍼트A' 분화구에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
말라퍼트A 분화구는 빛이 거의 들지 않고, 지형 자체도 험난한 달 남극 인근인데, 그 중에서는 비교적 고른 지형이어서 착륙하기에 용이한 곳으로 꼽힌다.
이번 달 착륙 성공은 의미가 깊다. 사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손에 꼽는 만큼, 성공 사례 하나하나가 뜻깊다.
성공한 곳이 5개국에 불과하다. 미국과 옛 소련이 냉전 시기에 달 착륙에 성공했고, 긴 시간이 흘러 중국(2014년), 인도(2023년), 일본(지난달 20일)이 최근 들어서야 성과를 냈다.
미국이 재차 달에 당도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또 다른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기도 한 미국은 아폴로 17호 이후 반세기, 정확히 52년 만에 다시 달을 밟았다.
그러나 이번 성공의 더 큰 의미는 민간 기업이 처음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이것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미국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연계해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일환으로 이번 오디세우스 달 착륙이 이뤄졌다.
이전에 애스로보틱의 '페레그린'도 지난 1월 8일 발사됐는데, 엔진 이상으로 달에 다가서지 못하고 임무에 실패했다. 다행히 후배 격인 오디세우스가 이번 민간 최초 달 착륙에 성공해 뉴스페이스 시대의 본격화,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향후 또 다른 민간 기업의 우주탐사 도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뉴스페이스는 민간이 우주 탐사를 주도하는 것을 뜻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올드스페이스에 대비된다.
참여하는 '플레이어'가 늘어나고, 민간 투자가 확대되는 만큼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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