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박씨는 기후동행카드 출시를 사용하면서 월 최대 10만원에 이르던 교통비를 6만5000원으로 아낄 수 있게 됐다. 직장이 있는 광화문에 출퇴근하기 위해서는 평소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2번 이상 갈아타야 했고, 외근도 많은 업무를 했기 때문이다. 3월부터 날씨가 풀리면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까지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27일부터 전국 최초로 출시한 대중교통 무제한 교통카드 '기후동행카드'가 26일 사용 한 달째를 맞는다. 금주부터는 만 19~34세 청년은 월 5만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청년권 혜택도 적용한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버스, 지하철, 따릉이까지 대중교통을 한달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교통 정기권이다. 따릉이 이용 유무에 따라 6만 2000원권(따릉이 제외)과 6만5000원권 중 선택하면 된다. 사용자는 모바일 카드와 실물카드 중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는 25일 판매 개시 한달만에 약 46만 6000장이 판매되는 등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는 실물카드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사용방법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판매 초기부터 모바일 카드를 상회하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매달 41번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의 경우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이득이란 분석이다. 특히 구매자 비율 중 20~30대가 절반을 기록하는 등 등교와 출퇴근, 외근 등 대중교통 활용이 높은 청년층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관련 혜택을 지속 늘려가고 있다. 청년권 혜택에 이어 4월부터는 현재 현금으로만 가능한 실물카드 충전을 체크·신용카드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서 후불제 신용카드와 연계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오는 10월에는 한강 리버버스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선보인다.
이른바 '오세훈카드'로 불리는 기후동행카드 흥행의 장애물은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지역 내 교통수단과의 연계다. 서울시를 벗어난 지하철 노선은 적용되지 않고, 지역 경계를 넘는 노선의 경우 서울시 면허버스를 일일이 찾아서 이용하는 것도 번거롭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5월 대중교통비를 일부 환급해주는 '더경기패스'를 출시를 예고하면서 교통 연계와 예산 지원을 놓고 지자체 간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이 100만명 이상인 상황에서 서울시가 더 재정을 부담하겠다며 경기도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이미 인천시, 김포시, 군포시, 과천시가 서울시와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위한 업무협약을 완료했으나 시스템 개발과 경기도의 예산 지원 문제로 적용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버스 연계는 시스템 개발도 필요하지만 경기도 차원의 협의와 예산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 늦어지고 있다”며 “실물카드 구매방법과 후불제 신용카드 등의 방안은 가능한 시범 사업 기간 내 진행하고, 여러 아이디어를 수렴해 7월 본사업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