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볼보 등 주요 완성차가 전기차와 배터리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와 협력에서 배터리 자체 생산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것이다.
근본적 이유는 전기차 가격 경쟁력 제고다.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 인하가 필수다.
전기차와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구체화한 테슬라와 세계 1위 전기차 업체로 등극한 중국 BYD의 성공 사례도 글로벌 완성차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다만,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이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을 철회한 것처럼 배터리 관련 기술력과 생산성 등을 얼마나 빨리, 제대로 확보할 지가 관건이다. GM과 포드, 볼보가 국내 배터리 장비 업체와 접촉하는 것도 이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자체 생산' 최종 목표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부상하며, 외부 의존을 줄이는 내재화를 통한 수직계열화 필요성은 진작부터 제기됐다. 전기차는 높은 가격이 대중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면 전기차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자체 생산한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면 수직계열화를 통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배터리 공급업체와 협상력도 키울 수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출시한 사이버트럭에 자체 생산한 차세대 배터리 4680(지름 46mm, 높이 80mm) 을 탑재했다. 테슬라는 4680 배터리 사용으로 생산 비용을 54%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는 4680 배터리를 사이버트럭 뿐만 아니라 다른 전기차종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 BYD는 자체 생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한다. LFP 배터리는 테슬라 4680 배터리 등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성능은 낮지만, 가격이 2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BYD와 달리 GM과 포드, 볼보는 2026년~2028년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개발과 양산 기술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검증된 한국 기업에 러브콜
GM, 포드, 볼보의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는 자사 전기차에 최적화 된 배터리를 주도적으로 만드는 수직계열화 전략이다. 완성차의 배터리 내재화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테슬라와 BYD를 제외하면 성공 사례가 드물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는 방증이다.
GM, 포드, 볼보 등이 잇따라 한국을 직접 찾아 국내 배터리 장비 기업 등과 협력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장비 등 관련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과 거래하며 기술력에 대한 검증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해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주춤했지만, 앞으로 전기차로 전환은 대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기차 시장 규모 확대와 더불어 가격 인하 경쟁도 불가피하다. 전기차 생산 원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합리적 가격에,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지가 전기차 경쟁력 직결될 수 밖에 없다.
배터리 장비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가격 경쟁이 격화되는 만큼 글로벌 완성차 모두 배터리를 자체 개발·생산하려 할 것”이라며 “생산 원가 절감과 가격 경쟁력 우위 확보를 위해 완성차의 배터리 내재화 시도는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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