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오 삼킨 월마트, 초저가 TV로 북미 1위 노린다

미국 최대 소매유통사 월마트가 TV 제조사 비지오(VIZIO)를 인수, 북미에서 초저가 TV 중심으로 새로운 바람몰이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북미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사진=월마트)
(사진=월마트)

25일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월마트가 비지오를 인수함에 따라 삼성전자를 제치고 미국 최대 TV 브랜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온과 비지오과 한 회사가 됨에 따라 글로벌 TV 출하량 상위 5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마트는 20일 미국 스마트TV 제조사 비지오를 23억달러(약 3조원)에 인수했다.

비지오는 월마트와 월마트 계열사를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TV, 사운드바 등을 공급해왔다. 중저가 보급형 TV가 주력이다.

월마트는 미디어 광고사업 '월마트 커넥트' 강화를 위해 비지오를 인수했다. 비지오의 TV 운영체제 '스마트캐스트'를 탑재한 스마트TV를 고객 정보에 기반한 가정 내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월마트는 미국 1위 스트리밍TV 플랫폼 로쿠(ROKU)와 협업해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스마트TV '온(ONN)'을 판매해왔다. 로쿠는 TV 광고 플랫폼에서 비지오와 경쟁해왔다.

비지오의 스마트캐스트 TV 운용체계(OS) 활성사용자수는 1800만명에 달한다. 이번 인수에 따라 월마트의 온은 비지오의 스마트캐스트 OS를 탑재하게 된다.

월마트는 초저가 TV로 북미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32인치가 98달러(약 13만원), 50인치 198달러(약 26만원), 65인치 298달러(약 39만원) 등으로 저렴하다. 온은 비지오보다 평균 20~25%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초저가 TV 수요가 높아지면서 온이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TV 브랜드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온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13.7%로 전년대비 3.7%포인트(P) 상승했다. 중저가 시장을 주로 공략하는 중국 TCL, 하이센스 등을 제치고 2위까지 오른 것이다.

비지오는 지난해 출하량 기준 10.4% 점유율을 기록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6.3%에 그쳐 36%대인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매출 기준 점유율 36.3%, 수량 기준 점유율 21.5%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비지오는 수량 기준 10.1%를 점유해 삼성전자, TCL, 하이센스, LG전자의 뒤를 이었다. 온의 점유율은 기타(23.0%)에 포함됐는 데 시장에서는 온의 점유율을 13~14%로 추산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에 주력하고 있어 출하량 기준이 아닌 매출 기준 점유율 성적에 집중하고 있다. 프리미엄에 속하는 퀀텀닷(QD)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핵심 제품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