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로 '자스민 향' 대량생산한다…KAIST, 공정 최초 개발

자스민 향을 구현하는 등 산업적으로 유용한 화합물 '벤질아세테이트'를 생산하는 미생물 공정이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최경록 생물공정연구센터 연구교수와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가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26일 밝혔다.

이상엽 교수팀은 시스템 대사공학을 기반으로 방향성 화합물인 벤질아세테이트를 포도당으로부터 생산하는 대장균 발효 공정을 개발했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바이오산업 핵심인 미생물 세포공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이상엽 교수가 창시한 연구 분야다.

포도당으로부터 벤질아세테이트를 생합성하기 위한 미생물 균주 개발 및 공생배양 전략
포도당으로부터 벤질아세테이트를 생합성하기 위한 미생물 균주 개발 및 공생배양 전략

이번 연구에서는 포도당으로부터 벤조산을 거쳐 벤질아세테이트를 생합성하는 대사 경로를 개발, 균주 공생배양(두 종류 이상 미생물을 혼합해 동시 배양하는 기술)으로 벤질아세테이트 생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생배양 전략을 활용할 경우 '신나밀아세테이트'라는 부산물이 생성되는 것이 확인됐다. 벤질아세테이트 생산 효율이 감소된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발효 초반에는 포도당으로부터 벤조산을 생산하는 상단 균주만을 배양해 벤조산을 우선 생산하고, 하단 균주를 뒤늦게 접종해 배양액 내 축적된 벤조산을 벤질아세테이트로 전환하는 지연 공생배양 전략을 고안했다.

추가적인 효소와 균주 개량을 거치지 않고도 부산물 생성은 억제하는 동시에 목표 화합물 생산 농도는 10배 이상 향상시켜 2.2g/ℓ 벤질아세테이트를 생산할 수 있었다.

또 기술 경제성 분석으로 벤질아세테이트 상업적 생산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관련 논문 1저자인 최경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벤질아세테이트라는 미생물 공정을 개발함과 동시에, 부산물 생성 및 이로 인한 목표 화합물 생산 효율 저하 문제를 극복하는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미생물 공정 종류와 수를 늘려 나감과 동시에 미생물 균주 개발 중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 개발에도 힘쓴다면 석유화학산업의 바이오산업으로의 전환을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네이처가 발행하는 '네이처 화학공학'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