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감축이 진행되는 가운데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교사 업무 부담을 더욱 가중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는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마쳤다. 개정령에 따르면 초·중등 공립학교 교원 정원을 4296명 감축한다. 지난해 감축한 3401명보다 26.3%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교사 정원은 지난해 13만6420명에서 2139명 줄어든 13만4323명, 중학교 교사는 13만3330명에서 2188명 줄은 13만1142명이 된다. 매년 신규 채용 교사 수가 줄어들자 교육 현장 일선에 있는 교사들은 인력난으로 업무가 가중되면서 교육의 질마저 저하된다고 제기한다.
교원 감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교사가 이끄는 교실 혁명' 실현을 목표로 2025년 3월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적 도입을 위해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를 운영하는 등 학교와 적극적 소통을 지원한다. 일부 교사들은 급격한 교육 환경 변화 속에서 인력마저 줄면서 어려움을 토로한다.
초등학교 교사 A씨는 “교원 감축으로 업무가 가중되면서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적응이나 새로운 수업 방식에 대한 개발 등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 수밖에 없다”며 “AI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등 부정적 시선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가 AI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기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관련해 교원 감축 문제는 심각하다”며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할 때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면 부담 없이 교육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큰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부는 교사 감축이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업무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AI 디지털교과서를 시행하는 것”이라며 “교육부에서는 관련 연수를 적극 시행하는 만큼 교사 연수를 통해 AI 디지털교과서를 배우고 적용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hc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