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와 순천시가 NHN클라우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순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 3년째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NHN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며 NHN클라우드와 20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활용 시범사업을 추진 중인 전남도가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도는 순천시와 함께 지난 2021년 3월 NHN클라우드의 순천 공공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 및 스마트 정보기술(IT)산업 밸리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당시 NHN클라우드는 20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순천시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스마트 IT산업 밸리를 구축하고 인재양성, 공공 데이터 클라우드 전환 등의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도는 순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의 IT산업을 활성화하고 IT 인재 양성 및 관련 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했다.
특히 도는 이듬해 광주시와 함께 NHN클라우드와 3년간 200억원 규모의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시범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까지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순천 데이터센터 건립 전까지 NHN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전산자원을 지역 거점 데이터센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었다.
이후 순천시는 NHN클라우드에 데이터센터 건립부지를 제안하는 등 정상 추진하는 듯 했으나 해당 부지 토지 소유주의 환매권 해소 논란으로 무산됐다. 시는 2022년 말 다시 올해 10월 완공예정인 도시첨단산업단지 부지를 제시했으나 NHN클라우드는 해당 산단부지 완공 이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실제로 4년 가까이 후보지 선정이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IT 업계에서는 NHN클라우드의 순천 데이터센터 건립이 시공사와 공사비 조율 문제로 끝내 좌초한 김해 데이터센터 사업과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NHN 클라우드 측은 원자재와 인건비,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으로 2020년 6월 경남도·김해시와 MOU를 체결한 지 3년만인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갖고 사업 포기의사를 밝혔다.
지역 업체 관계자는 “현재 NHN클라우드가 순천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의지가 없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전남도는 NHN클라우드와 공공부문 클라우드 활용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을 뿐 순천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해 최종적인 결정이나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NHN클라우드가 순천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을 어떻게 할 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순천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수 없다면 전남도는 후속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 신성장산업과 관계자는 “조만간 NHN클라우드 관계자를 만나 순천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 의지 및 계획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이와는 달리 정부에 민간 기업의 지방 데이터센터 건립시 인센티브 강화 등의 방안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NHN클라우드는 “지금 상황에서 순천시의 데이터센터 건립 문제를 최종 결론내기가 어렵다”며 “순천 데이터센터 건립사업과 별개로 전남도와 추진하는 공공부문 클라우드 활용 사업은 지역 IT 업체와 협력해 진행하는 등 클라우드 전환 및 기술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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