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학 정책이 대학별 규모에 맞게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대학 정책은 중·대규모 중심 대학을 바탕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7일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소규모 대학 발전을 위한 고등교육정책 개선방안'을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역 소규모 대학에 대한 정책 부재에 공감하며, 대학의 특성과 설립기준은 물론 규모에 맞는 정부의 평가와 정부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수 중원대 기획처장은 “소규모 대학은 지역과 연계된 교육과 연구 수행에 강점이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일본 대학 정책 사례를 조명했다. 일본은 4년제 일반대학이 총 767개로 전체 대학 수는 우리나라 3배 이상이다. 일본은 지역 대학을 평생교육이나 지역 활성화 사업 등과 연계해 지역과 대학의 상생 모델을 구축했다.
글로컬대학도 소규모 대학이 진입하기 어려운 사업으로 꼽혔다. 글로컬대학은 대학의 벽을 허물어 지역사회·산업계와 함께 대학의 역할을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선정 대학은 중·대규모가 대다수다. 대학 혁신 방안으로 제시된 AI, 우주항공, 첨단기술 분야도 소규모 대학이 사실상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다.
이에 김 기획처장은 소규모 대학에 대한 ▲규제 개혁 우선 조치 ▲대학규모별 재정지원사업 유형 마련 및 사업비 배정 ▲대학 규모를 고려한 재정지원정책 ▲대학 소재지 지자체의 대학 지원 확대 ▲소규모 대학 경상비 지원 등을 제안했다.
권경만 한국성서대 전략기획실장은 소규모 대학에 대한 대학기관인증평가 방식 개정을 요구했다. 신입생과 재학생 충원율 등 평가내용이 소규모 대학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구조로 설계됐다는 지적이다. 권 실장은 “대학 규모를 고려해 소규모 대학의 경우 하위 25% 순위에 해당하는 재학생 충원율 70% 수준을 기준값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교협은 이날 제안된 내용과 발전 방안을 토대로 국회와 정부에 지속적인 건의에 나설 예정이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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