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안개나 눈, 비 등 악천후 속에서도 막힘없이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자율주행의 눈을 개발했다. 제한적으로 도로 시연에 그치고 있는 기존 자율주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창석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현대자동차 기초소재연구센터 전자기에너지소재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컬러 변조 4차원 영상화 스캔 기술을 이용한 주파수 변조 연속파(FMCW) 방식의 라이다(LiDAR) 기술 구현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레벨3 단계 이상의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가장 핵심은 사람의 눈을 대신하는 라이다 기술이다.
그동안 가장 많이 사용된 비행시간측정(ToF) 방식 라이다는 레이저를 발사해 주변에 빛이 반사돼 돌아오는 레이저 왕복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광 산란 및 간섭 현상에 취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식이 최근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FMCW 방식의 차세대 라이이다.
연구팀은 FMCW 방식 라이다 개발을 위해 신개념 레이저 광원 아이디어를 세계 최초로 독자 발굴했다.
고정된 단일 색만을 출력하는 기존 레이저 대신 레이저 빛의 파장 컬러를 광대역으로 훑는 동시에 협대역으로는 컬러를 펄럭거리며 변조도 하는 방식이다.
이를 적용해 개발한 FMCW 라이다는 상하좌우 2차원으로 레이저 빔을 분광적으로 스캔하는 동시에 대상물의 원근 3차원 거리 정보와 1차원의 속도 정보까지 함께 측정해 총 4차원에 걸쳐 자율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디스플레이 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진동이나 충격에 취약했던 공간 영상화 스캔 방식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기계적 움직임 노이즈까지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실제 도로에서도 문제없이 자율주행차를 스스로 동작시키기 위해 4차원 광 영상을 획득하는 차세대 라이다 기술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김창석 교수는 “맑은 날씨와 단독 주행 등 제한적인 환경에서 도로 시연에 그치고 있는 기존 자율주행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라며 “국내 연구진만의 독자적 원천 연구로 현대차 연구진과 3년 이상 꾸준히 진행한 산·학 연구 결과물이라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
이인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