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3년만에 첫 연간 흑자…매출 31조 유통 절대강자 '우뚝'

쿠팡 영업이익 추이와 주요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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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설립 13년만에 처음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크다. 대한민국에 '로켓배송' 유통혁명을 불러일으킨 쿠팡은 계획된 적자를 끝내고 국내 유통업계 절대강자로 부상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여전히 한국과 대만 소매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 [자료:쿠팡]
김범석 쿠팡 의장. [자료:쿠팡]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은 지난해 매출 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 영업이익 6174억원(4억7300만달러)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0% 늘었고,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

쿠팡은 지난 2021년 1조7097억원(14억9396만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었다. 2022년에는 규모가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급감했다. 쿠팡은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기록한 이후 6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급기야 연간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사업초기 대규모 적자를 내던 쿠팡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시기에 돌입하면서 향후 시장 지배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국내 온·오프라인 전체 유통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이마트는 469억원의 적자를 냈다. 롯데쇼핑은 5084억원, 현대백화점은 30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30조7998억원(235억 9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 쿠팡이츠·대만사업·쿠팡페이·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조299억원(7억 8900만달러)로 전년대비 27% 증가했다.

쿠팡은 활성고객(분기에 한 번이라도 제품을 산 고객)이 지난해 말 2100만명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은 27% 증가한 1400만명으로 집계됐다.

김범석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은 설립 초기부터 근본적으로 '새로운 역량'을 만드는데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에 대해서는 “5억달러를 투자해 거래액(GMV) 40억달러에 달하는 업계 최고 서비스를 인수할 드문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이번 흑자 전환을 통해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유통혁명이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임을 입증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나라 e커머스의 성장사에도 큰 변곡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